오는 2018년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빙상 경기장이 해양심층수(海洋深層水)를 활용한 세계 최초의 '그린 에너지 빙상장'으로 만들어진다. 햇볕이 도달하지 않는 수심 200m 아래에서 수온이 항상 섭씨 2도 이하로 유지되는 해양심층수의 특성을 이용해 냉·난방은 물론 발전(發電)까지 하는 청정에너지 빙상장이 등장하는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에너지 절감 및 저탄소 녹색 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해 강원도 강릉에 건설되는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냉·난방 등에 해양심층수를 활용할 방침"이라고 12일 밝혔다.

해양심층수는 강릉 앞바다 약 5~8㎞ 부근에 수심 200m 아래에서 취수할 예정이다. 이 해양심층수는 바닷물에 부식되지 않도록 고밀도 폴리에틸렌이나 강화(强化) 섬유 등으로 만든 직경 50㎝의 파이프를 통해 빙상장까지 공급된다. 수심 200m에서 수심 50m까지는 해저 바닥 위에 파이프를 설치하고, 수심 50m부터는 해저 바닥을 1.5m 정도를 파서 매설된다. 육지에서는 지하 1.5m에 파이프가 매설돼 육지 쪽으로 4㎞ 떨어진 곳에 건설되는 빙상장 지하까지 연결된다.

이렇게 공급되는 해양심층수는 우선 빙상장의 빙면(氷面)을 얼리고 유지하는 데 이용된다. 해양심층수는 섭씨 2도로 온도가 낮기 때문에 일반 용수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 냉기를 뿜어내게 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기장 지하에 설치된 냉각시스템이 해양심층수를 영하 15도의 얼지 않는 물(부동액)로 바꿔 냉기를 발산하게 만든 뒤 빙상장 빙면 아래에 깔린 코일을 통해 이 냉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빙면을 얼리게 된다"고 말했다.

빙면을 얼리는 데 사용된 물은 관중과 선수들이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 빙상장의 실내 온도를 올리는 데 곧장 이용된다. 냉각시스템을 거친 해양심층수는 온도가 섭씨 7~8도 정도로 올라가게 되는데 이 물을 다시 빙상장 지하에 있는 열 펌프에 공급해 온수를 만들어낸 뒤, 난방기를 통해 경기장 내로 온기를 방출시키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으로 빙상장을 운영하려면 하루 평균 약 6300t의 해양심층수를 퍼올려야 한다. 그러나 빙상장 가동 비용은 냉동기나 보일러 등을 이용해 빙상장을 운영하는 현행 시스템보다 1년에 약 8억1000만원 적게 들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해양연구원 김현주 해양심층수연구센터장은 "취수를 하는 데 사용되는 펌프의 높이가 해수면보다 낮기 때문에 큰 동력이 필요치 않아 물을 경기장까지 옮기는 데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며 "초기에는 시설비가 107억원 정도 투입돼 기존 방식의 경기장에 비해 약 70억여원 더 들어가지만, 유지비가 연간 8억원 절약되기 때문에 9년 정도만 지나면 투자비를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연간 2581t에서 936t으로 약 63.8%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해양심층수는 전기를 생산하는 데도 이용된다. 정부는 빙상장을 건립하면서 해안과 빙상장 중간 지점에 해수 온도의 차이를 이용한 '해수온도차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이 발전소에는 차가운 해양심층수와 함께 섭씨 25도 이상의 온천수 등이 공급되는데, 이들 온수와 해양심층수를 프레온이나 암모니아 같은 냉매로 각각 증발시키고 응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압력 차이를 활용해 증기를 만들어 낸 뒤 다시 증기 터빈을 돌려 발전을 하겠다는 것이다.

해양심층수를 냉·난방 등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일부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 미국하와이와 괌 등지에서 해양심층수를 호텔 냉방 등에 이용하고 있고, 일본 오키나와 등지에서도 해양심층수가 냉·난방에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