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괴로워
이경아 지음 | 동녘 | 264쪽 | 1만3000원
아이들은 괴롭다.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초등학생, 1등을 강요하는 엄마를 살해한 고등학생 같은 뉴스가 끊이질 않는다.
그런데 엄마들은 더 괴롭다. 좋은 대학 나와 높은 직위에 올라야 사람 대접받는 듯한 세상, 내 아이만큼은 누구 못잖게 가르치고 싶다. 그런데 그게 맘처럼 잘 안 된다.
두 아이를 기르면서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한 저자는 서울 강남에서 강북, 농촌에서 대도시까지 서로 다른 조건과 생각을 가진 엄마 24명을 만났다. 자신을 포함한 엄마들의 불안과 우울이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지 탐구하기 위해서다.
안정적 직장을 접고 파트타임 약사가 된 엄마는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자 전에 몰랐던 즐거운 친밀감이 생겼다"고 고백한다. 아이비리그를 목표로 몰아붙였던 자식이 회 뜨는 걸 배우겠다고 하자, 대학교수 부인은 "자식이 만족하는 인생에 엄마로서 함께 만족해야겠다"고 깨닫는다. 아이를 위해 선택한 대안교육이 오히려 큰 상처가 된 걸 알게 된 뒤 "학원 끌고 다니며 일류대 보내려는 엄마들과 내가 뭐가 다른가"라고 후회하는 엄마도 있다.
여성학적 관점의 코멘트나 분석보다, 오늘 대한민국 엄마들의 경험과 애환을 날것 그대로 만날 수 있는 심층 인터뷰가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