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구처럼 물이 있을 가능성이 크고 온도가 적절해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행성을 태양계 밖에서 발견했다고 5일 밝혔다.

'케플러-22b'로 명명된 이 행성은 지구에서 600광년(빛이 600년 동안 가는 거리) 떨어져 있다. 지구의 2.4배 크기인 이 행성은 태양과 같은 항성의 주위를 290일 주기로 공전하고 있다. 이 행성은 항성과의 거리가 지구~태양 간 거리(1억5000만㎞)보다 15% 정도 짧지만, 항성의 온도가 태양보다 낮기 때문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골디락스(goldilocks)' 영역에 있다고 NASA 측은 밝혔다.

골디락스 영역이란 영국 전래 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서 주인공인 골디락스가 곰이 끓여 놓은 수프 가운데 적당하게 따뜻한 죽을 먹고 기뻐한 것에서 따온 말로, 빛과 열을 발산하는 항성으로부터 거리가 적당히 떨어져 있어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아 액체 상태의 물과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천체상의 온도대를 뜻한다. NASA는 케플러-22b의 밝기 등을 분석해 표면 온도가 섭씨 22도 정도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한 환경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미국 천문학자 제프 마시 UC버클리대 교수는 NASA의 발표에 대해 "집(지구)과 비슷한 별을 찾으려는 인류의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말했다.

NASA가 물과 생명체가 존재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지닌 행성을 발견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에서는 지난 9월 제네바대 연구팀과 유럽남부천문대 연구진이 지구로부터 36광년 떨어진 곳에서 행성 'HD85512b'를 발견했다고 밝혔고, 앞서 5월에는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가 20광년 밖에 있는 '글리제 581d'가 지구의 환경과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NASA 연구팀은 지난 2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행성이 54개 있다고 발표했으며, 케플러-22b는 이 가운데 처음으로 NASA가 공식 확인한 행성이다. NASA는 우주로 쏘아 올린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통해 2009년 케플러-22b를 처음 발견했으며 이후 계속 관찰해 왔다.

다만 NASA 연구팀은 케플러-22b를 구성하는 성분이 지구처럼 암석인지, 아니면 가스나 액체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암석 형태일 경우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기 쉽다.

NASA는 "케플러-22b의 발견은 '슈퍼지구'(Super Earth·지구와 같은 암석 형태로 이뤄져 있으면서 질량이 지구보다 무거운 행성)를 찾는 데 있어 한 걸음 진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