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5일(현지시각)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회원국 중 독일·프랑스를 포함한 15개국의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는 이날 "유로존 회원국 중 키프로스그리스를 제외한 15개 회원국을 '부정적 관찰대상(Creditwatch Negative)'에 올렸다"고 밝혔다.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랐다는 건 앞으로 90일 이내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50%라는 의미다.

키프로스는 이미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라 있고, 그리스는 사실상 최하 등급이기 때문에 결국 전 유로존 회원국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조정 가능성을 경고한 셈이다.

S&P는 경고 이유에 대해 "최근 몇 주 사이에 유로존 전체의 신용등급을 검토해야 할 정도로 시스템 스트레스(정치·경제의 총체적 불확실성)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오는 9일 EU 정상회의 결과에 따라 신용등급 강등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5일 EU(유럽연합) 회원국들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관리감독 및 EU 집행위원회의 제재권을 신설하는 내용의 재정통합 강화 방안에 합의했다. 9일 EU 정상회의에선 회원국들이 이 합의안에 얼마나 동의할지, 더 진전된 합의안이 새로 나올지 여부가 주요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만약 의미 있는 결과 도출에 실패하고,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과 2위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세계 금융시장은 또 한 번 큰 충격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가에선 S&P의 경고가 '유럽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는 압박용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대증권 이상재 투자전략부장은 "이번 경고가 유럽이 강력한 해법을 내놓도록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의 적극적인 국채 매입 등 확실한 방안이 나오지 않는 한 신용평가사들의 경고는 계속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은 6일 "유럽 재정위기가 독일에 이어 중국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인데 유로존 공동채권 발행과 ECB의 역할 확대 등 대응책은 여전히 표류 중"이라며 EU 차원의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