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냉각되고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서 중국의 금융시장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중국 금융시장이 맞닥뜨린 위험요소는 크게 부동산 경기 침체·해외 핫머니의 유출·지방재정 부실 등 세 가지로 꼽힌다.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침체되면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산 후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 은행들의 대출부실 위험이 커졌다. 또 중국의 경기둔화를 우려한 해외의 투기성 자금(핫머니)들이 빠져나가면서 금융시장이 일시적인 불안에 직면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아울러 중국 지방 정부들의 부채가 급증하면서 지방재정 부실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어 중국의 지방은행들이 연쇄적인 유동성 위험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급격한 부동산 경기 하강으로 부실대출 급증 가능성 높아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달 21일(이하 현지시각) 부동산 경기가 빠른 속도로 냉각되면서 부실대출이 급증해 중국의 은행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FT에 따르면 중국 은행감독위원회(CBRC)가 지난 10월 중국 주요 도시의 부동산 거래량을 조사한 결과 주요 15개 도시에서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국의 부동산 거래가 줄고 주택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될 경우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연이어 도산해 은행들의 부실대출이 급증하게 된다. 업체들은 대부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지은 후 분양한다. 그런데 부동산 경기 악화로 집이 팔리지 않아 회사가 문을 닫을 경우 대출은 고스란히 은행의 손실로 남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중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중국의 부동산개발업체들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율은 70%를 돌파하며 10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개인 대출의 부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활황기에 많은 사람들이 대출을 받아 집을 샀지만 최근 주택경기가 하락하면서 자산가치가 하락해 대출을 갚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마치 3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왔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신용 당시와 비슷한 형국이다.

◆ 해외 핫머니 유출로 금융시장 단기적인 혼란 겪을 수도

해외에서 들어온 투기성 자금이 빠져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핫머니가 빠른 속도로 유출될 경우 중국 금융시장이 단기적으로 충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중국의 외국환평형기금은 전달보다 248억9000만위안이 줄어 지난 2007년 10월 이후 4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외국환평형기금이란 정부가 핫머니에 대비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조성하는 자금으로 이 기금이 줄었다는 것은 해외의 투자자금 유입이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에서는 핫머니가 빠져나가고 있는 데 대해 중국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핫머니가 장기간 계속 유출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선진국에 비해 중국은 아직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투자여건도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경기 하강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유럽 재정위기 심화로 핫머니마저 급격히 유출될 경우 중국 금융권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또 위안화 환율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경우 핫머니의 이탈은 더욱 빨라질 수 있어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달 중국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부동산과 환율, 신용, 금리 위험이 한꺼번에 발생할 경우 중국 금융권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지방재정 부실도 은행권 위협할 위험요소로

중국 지방정부의 재정이 부실해지고 있는 점도 중국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지게 할 위험요소로 꼽힌다. 만약 지방정부가 늘어나는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경우 돈을 빌려준 은행들이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 지방정부는 지역의 경기 부양을 위해 건설과 토목 사업 등에 많은 돈을 풀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과열을 우려한 중앙정부의 긴축정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지방정부의 부채 규모가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규모는 10조7000억위안을 넘어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의 27% 수준까지 급증했다. 또 6조7500억위안 수준인 중국 중앙정부의 부채규모도 크게 웃돌았다.

이처럼 지방정부의 재정상황이 크게 악화돼 연쇄적인 은행의 부실신용 위험까지 커지면서 이를 진화하려는 중국 중앙정부의 발걸음도 최근 빨라졌다. 지난 10월 중국 정부는 지방정부의 디폴트 사태를 막기 위해 17년만에 처음으로 지방정부가 독자적으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재정적자 규모가 너무 커 이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