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버려진 페트병으로 만든 트리에 환한 불이 들어오자 지나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췄다. 이들은“페트병 크리스마스 트리가 올겨울 홍대 문화 거리의 명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버려진 초록색 페트병 2500개가 모여 5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로 변신했다.

1일 오후 5시 30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8번 출구 인근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에 이색 크리스마스트리가 들어섰다. 홍대 앞 상인들과 지역 주민 등 100여명이 막걸리, 사이다, 각종 음료수의 초록색 페트병 2500여개를 모아 만든 트리다. 장종환(57) 서교동 동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매일 아침 홍대 앞 곳곳에 버려진 페트병을 어떻게 치울까 고민하다 트리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홍대 예술인으로 통하는 설치미술가 신주욱(32)씨가 제작을 맡았다. 신씨는 "처음 페트병으로 트리를 만들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황당했지만, 주민과 상인들이 한마음으로 모은 페트병으로 뜻깊은 트리를 만들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서교동에서 37년째 산다는 경연순(63)씨도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 그는 "막걸리가 말라붙어 고약한 냄새가 났고, 담배꽁초나 이물질 등을 제거하느라 혼났다"면서도 "지난 한 달간 길을 지날 때 초록색 페트병만 찾으며 걸었다"고 말했다.

이 트리는 내년 1월 10일까지 홍대 거리의 명물 역할을 하게 된다. 친구들과 함께 두 달에 한 번 홍대를 찾는다는 서모(28)씨는 "멋지고 독특한 트리가 문화와 예술, 젊음이 넘치는 홍대와 아주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