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크리스마스만큼이나 아이들은 자신의 생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선물도 선물이지만, 친구들을 초대해 파티의 주인공이 되는 기분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케이크와 치킨, 김밥만으로 생일 파티 준비를 끝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평범한' 엄마일 뿐이다. 요즘 '톡톡 튀는' 엄마들은 '테마가 있는 생일 파티'를 준비한다.

♥'톡톡' 튀는 테마 생일 파티가 대세
"엄마 제 생일에는 스파이더맨으로 해주세요."

다음달 초 생일을 앞둔 철원(11)군은 요즘 열심히 엄마를 조르고 있다. 얼마전 다녀온 같은 반 친구의 ‘정글 탐험’ 테마 파티가 내심 부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마 김지혜(36)씨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별한 생일 파티를 해주고 싶긴 하죠. 그런데 스파이더맨 의상은 어디서 어떻게 구할 것이며, 거미줄 데코레이션이나 이벤트 등은 또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해요.”

결국 김씨는 정글 탐험 파티를 치른 아들 친구의 엄마로부터 테마 생일 파티를 준비해주는 전문 업체 몇 곳을 소개받았다.

전문 업체들은 파티의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준다. 의상 준비와 실내 장식 등은 기본이며 파티에 참석하는 친구들에게 줄 답례품까지 마련해준다. 놀이 전문강사가 마술쇼 및 게임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최근에는 ‘영어 생일 파티’가 인기를 끌고 있다.

문제는 비용.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개 어린이 1인당 음식값이 1만 2500원~1만 7000원에 달하며, 15명 기준으로 행사비가 20만~30만 원 추가된다. 놀이 전문강사까지 초빙하면 비용이 더 늘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파티 대행 업체 웹사이트 게시판에는 자녀의 생일 파티를 신청하는 엄마들의 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엄마가 직접 준비하는 '테마 생일 파티'
업체에 맡기는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엄마들이 직접 준비할 수도 있다. 조금만 발품, 손품을 팔면 큰돈 들이지 않고 아이에게 근사한 생일 파티를 선물할 수 있다.

테마 생일 파티가 초등생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주부 정현정씨가 '해리포터'를 주제로 직접 꾸민 테마 생일 파티 장면.

초등 5학년짜리 아들을 둔 정현정(42·경기 분당)씨는 매년 아들의 테마 생일 파티를 준비하는 과정을 개인 홈페이지(joannist. dothome.co.kr)에 올리면서 학부모들 사이에 스타가 된 파티플래너. 그녀의 ‘톡톡’ 튀는 파티 상차림을 배우기 위해 전국에서 엄마들이 찾아올 정도다. 정씨는 많은 엄마들이 파티 준비를 어렵게 생각하지만, 몇가지 노하우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로 파티 주제를 정하고 초대장, 파티 테이블 스타일링, 답례품 포장, 음식 등을 주제에 맞게 꾸미면 된다는 것.

그녀는 얼마전 치른 아들의 생일 파티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주제는 ‘해리포터’. 초대장부터 음식까지 해리포터 특유의 음산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 것이 핵심이었다.

“창문에는 까만색 도화지를 잘라 부엉이나 박쥐, 빗자루를 탄 마녀 등을 만들어 붙였어요. 거울이나 벽·천정에 붙이는 거미줄은 책받침만한 크기의 솜을 쭉쭉 펼쳐 입체적인 장식 효과도 냈죠. 으스스했겠죠?”

그녀는 해리포터 OST를 배경음악으로 틀고, 아이들에게 해리포터가 착용했던 넥타이를 하나씩 둘러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케이크에도 공을 들였다. 일명 ‘진흙 케이크(Mud cake)’라 불리는 케이크는 초콜릿 케이크에 마쉬멜로우를 얹고 가나슈를 만들어 부었다. “케이크 위에 사탕을 잘라 기찻길을 만들고, 오레오 쿠키를 부숴 자갈돌도 깔았죠. 아이들의 감탄사가 끊이질 않았어요.”

파티의 대미는 마법의 약과 과자를 만드는 이벤트로 장식했다. “인터넷 실험도구 판매 사이트에서 비커, 삼각 플라스크, 스포이트 등을 구입했어요. 그 안에 베이킹파우더나 식초 등의 음식 재료를 넣어 재미있는 실험을 하거나 파우더 슈거와 콘시럽, 색소 등을 이용해 간식거리를 만드는 이벤트를 마련했지요.” 아이들이 직접 만든 마법의 약과 과자는 미리 만들어 놓은 종이가방에 담아 답례품으로 선물했다.

정씨는 드레스나 꾸미기 용품 등 만들기 어려운 것들에 시간과 정성을 낭비하지 말고, 인터넷 사이트나 남대문시장 등을 이용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