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무효화를 촉구하는 집회가 지난주에 이어 28일에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렸다.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정당 연설회로 시작한 이날 집회의 참가자들은 지난 26일 광화문 집회 당시 종로경찰서장이 일부 시위대로부터 폭행을 당한 일에 대해 '경찰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26일 집회 때 사복경찰관이 와서 '종로서장이 만나길 원한다'고 말했는데 우리는 만나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종로서장 폭행 사건은 의도를 띤 경찰의 자작극으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종로서장 폭행사건을 '경찰의 꼼수'라고 공격했고, 민주당 정범구 의원도 "대통령 후보였던 정동영 의원과 박원순 시장이 테러당할 때는 경찰이 유야무야했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또 "현 정권은 한미 FTA를 통해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며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확실하게 심판하자"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광화문 광장을 원천 봉쇄하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미신고 불법집회가 벌어지면 즉각 해산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경찰은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전·의경들을 배치, 정당 연설회 시작을 막았다. 하지만 정동영 의원이 "정당법 37조 위반이다"라고 항의하자, 경찰은 미신고 불법집회로 변질되면 해산하겠다고 알린 다음, 정당 연설회를 허용했다.
 
오후 8시40분쯤 연설회가 종료되자, 참가자들은 각자 무리지어 세종로사거리 방면으로 이동한 후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은 없었다.
 
이날 집회에는 1000명(경찰 추산 700명)이 참가했다. 경찰은 경력 86개 중대 6400여명을 현장에 투입했고, 세종로 일대 도로변을 차벽으로 막았다.
 
오는 30일에는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 특별공연을 겸한 집회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열린다. 주말에는 10만명 참가를 목표로 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