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이혼을 하면서 양육자를 경제력 있는 아빠로 정했더라도 아이들의 정서적 복리를 위해서는 양육권을 엄마에게 넘겨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김모(44)씨와 최모(44·여)씨는 2006년 이혼하면서 두 아이의 양육권을 아빠가 갖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당시 아빠 김씨는 베트남에 4년간 파견근무를 떠나게 돼 있어 당장 아이들을 양육하기 어려웠다. 우선은 엄마 최씨가 아이들을 보살핀 뒤 4년 후 아빠에게 보내주기로 약속했다. 이후 김씨는 베트남에서 매달 양육비 300만원을 보내줬다.
그러나 김씨가 귀국하기 전인 2009년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지내고 싶다"며 최씨에게 강한 애착을 보였고 최씨 역시 아이들을 전 남편에게 보내는 것보다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결국 최씨는 "친권자·양육자를 전 남편에서 나로 바꿔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지금까지 엄마가 아이들을 잘 길러왔지만, 아빠도 아이들을 열심히 키우려는 마음으로 양육비를 꾸준히 보냈기 때문에 합의대로 아이들을 남편이 키워야 한다"며 최씨의 신청을 기각했다.
하지만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재판장 손왕석)는 1심과 달리 "아이들은 최씨가 양육하고, 아빠 김씨는 매달 200만원씩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아빠의 경제적 형편이 훨씬 좋아 보이지만 아이들의 원만한 성장에는 경제력 이상으로 정서적인 부분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