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 보전해법을 놓고 최근 정부와 울산시가 벌인 막판 협상이 무산된 가운데 역사·미술사 등 관련 학계와 문화재 단체들이 "울산시의 유로(流路)변경안은 문화유산과 환경을 파괴하고 토목사업 예산을 따내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대책위원회와 한국암각화학회 등 24개 역사학계 학회장을 비롯해 문화연대,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등은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가 주장하는 유로변경안을 즉시 폐지하고 하루속히 사연댐 수위를 낮춰 반구대 암각화를 물에서 건져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그동안 우리는 선(先) 물 해결, 후(後) 국보 보전'이라는 울산시 설명을 존중했지만, 정부측 발표에서 밝혀졌듯 실제로 물은 부족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울산시는 물을 핑계로 유로 변경안이라는 허황된 공사를 요구하고 있다"며 "울산시의 유로 변경 주장은 그곳에 물길을 돌려 터널을 뚫고 10층 아파트 높이의 제방을 쌓아 그 속에 암각화를 가두겠다는 발상이고, 수천년 역사의 현장을 훼손하고 암각화를 죽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유로 변경안을 통한 반구대 암각화 보존안 즉각 백지화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의 암각화 직접 관리 ▲물 문제와 암각화 보존 분리 접근 ▲사연댐 수문공사 즉각 시작 ▲반구대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준비 박차 등 5가지 요구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