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군과 방산(防産)업체들은 뒤숭숭하기 짝이 없다. 미 정보기관들이 우리 방위사업청과 업체를 조사하고 있다는 소문에 이어, 해군 이지스 체계와 일부 국산 무기 부품이 미국 기술을 무단으로 복제·도용했다는 의혹을 미측이 제기하고 있다는 설(說)이 확산되면서 소문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군 소식통은 20일 "미측이 최근 우리나라에서 건조된 이지스함의 이지스 레이더 체계와 국산 전자전(電子戰) 장비 등 일부 국산 무기 부품에 대해 '모조' 의혹을 제기하며 '블루 랜턴(Blue Lantern)'이라는 프로젝트명 아래 조사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현재까지 사실로 확인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미측이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무기들은 전자전 장비인 ALQ-200과 K1A1 전차의 사격 통제 장비, 어뢰와 다연장 로켓 체계 등이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들은 "ALQ-200은 이미 2년 전인 지난 2009년 파키스탄 수출이 추진되다 미측이 문제를 제기해 곧바로 중단된 뒤 새로운 얘기는 없으며, 나머지 사안들에 대해선 현재 미측의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주한 미군 소식통도 "최근 나도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며 "미 DIA(국방정보국) 국장이 이달 초 방한한 것도 정례 북한 동향 관련 회의 참석차 온 것이지 한국 무기 수출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내년 초까지 미측이 최근 거론된 국산 무기들의 수출에 대해 제동을 거는 등 구체적 조치를 취할지 지켜봐야 최근 소문들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방부 주변에선 이런 소문들이 확산되는 것이 내년에 대형 무기 사업에서 미국제 무기 도입을 결정하는 데 상당한 부담이 되고, 기종(機種) 결정 연기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대선을 2개월 앞둔 내년 10월에만 8조3000억원 규모의 공군 차세대 전투기(F-X) 3차 사업과 1조8000억원 규모의 육군 대형 공격 헬기(AH-X) 사업, 해군의 해상 작전 헬기(5500억원 규모) 사업 등 총 10조여원에 달하는 무기 사업의 기종이 결정될 예정이다. 실제로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F-X 3차 사업 첫 예산 543억원 중 472억원을 후년(後年)으로 이월(移越)할 수 있는 예산으로 편성해 기종 결정을 다음 정권으로 넘길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