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정위기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치솟았던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금리가 다소 하락하며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 소식이 전해진 데다 정부의 적극적인 긴축 노력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마리오 몬티 신임 총리가 의회의 신임안을 통과하면서 앞으로 긴축을 통한 경제개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게 됐다. 스페인 역시 재무장관이 나서 자금 조달에 이상이 없다는 설명을 하자 투자자들이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유로존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각 국가들의 의견이 여전히 차이를 보이고 있어 불안한 상황도 계속되는 분위기다.
◆ ECB, 유로존 국채매입 나서… 伊 국채금리 6% 중반까지 내려와
최근 국채금리가 위험선으로 인식되는 7%를 넘어서는 등 연일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이탈리아는 ECB의 국채 매입 소식에 금리가 6% 중반까지 내려왔다.
이날 유럽 채권시장에서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14%포인트 하락한 6.63%를 기록했다. 독일 국채금리와의 차이도 0.21%포인트 줄어 4.74%를 기록했다.
최근 그리스, 이탈리아에 이어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며 치솟던 스페인의 국채 금리도 이날은 하락세를 보였다. 스페인의 2년만기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0.06%포인트 내린 5.43%로 마감됐다.
스페인은 전날 자금 조달을 위해 국채 발행에 나섰지만 투자 수요가 줄면서 입찰금리가 전달보다 치솟았다. 그러나 이날 ECB의 국채 매입 소식과 함께 재무장관이 자금 조달에 이상이 없다는 설명을 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다소 줄었다.
스페인의 엘레나 살가도 재무장관은 “최근 스페인의 국채금리는 재정위험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포에 의해 치솟았다”며 “스페인의 경제 상황은 향후 6~7년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상환하는 데 이상이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伊 몬티 내각 출범… 재정긴축에 본격적인 시동 걸어
이탈리아는 경제관료 출신의 마리오 몬티 신임 총리를 축으로 하는 새 정부가 출범해 앞으로 긴축을 통한 재정위기 해결에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몬티 총리는 전날 이탈리아 의회 상원에 이어 이날 하원의 신임안 투표에서도 승리해 총리로 정식 취임하게 됐다. 그는 승리 후 가진 연설에서 재정위기를 해소하려면 국민들이 고통스러운 희생을 거쳐야 한다고 말해 긴축조치 이행을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
몬티 총리는 지난 주 총리로 지명된 후 연금혜택의 축소, 고용시장의 유연화, 조세제도 개편 등의 내용을 담은 경제구조 개혁안을 실행에 옮기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탈리아와 함게 재정위기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그리스도 재정적자 감축을 담은 새해 예산안을 승인해 의회에 제출했다. 예산안이 실행에 옮겨지면 그리스는 긴축을 통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비율을 올해 9%에서 내년에는 5.4%까지 줄이게 된다.
◆ 불협화음도 여전… 유로존 위기 해법 놓고 英·獨 이견
그러나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해법을 놓고 주요 국가들 간의 의견 차이도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불안한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정상회담을 갖고 유로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회의를 끝냈다.
캐머런 총리는 재정위기 해결을 이해 유럽 국가들과 중앙은행이 더욱 결단성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ECB가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를 계속 매입해 재정위기를 진화할 수 있도록 독일이 좀 더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메르켈 총리는 급진적인 해결 방식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야겠지만, 만약 가지고 있지 못한 역량으로 무리한 노력을 한다면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거래세 도입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 차이를 보였다. 최근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금융거래세 도입으로 세수(稅收)를 늘려 재정상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금융업 비중이 큰 영국은 자국 산업의 위축을 우려해 이를 반대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메르켈 총리는 재정적자 문제 해결을 위해 금융거래세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캐머런 총리는 유럽만의 금융거래세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