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정 충북대학교 입학사정관

'충북대 ○○과를 지원하는데, ○번 문항을 어떻게 써야 할까요? 어떻게 꾸며 쓸까요?'

고등학생들에게 유명한 인터넷 게시판에서 종종 만날 수 있는 질문입니다. 입학사정관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자기소개서' 작성에 많은 고민을 합니다. 잘 쓴 자기소개서를 제출하기 위해, 합격자의 자기소개서를 읽어보기도 하고 학교 선생님들께 자신의 자기소개서가 어떤지 한 번 읽어 봐달라고 부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험생의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 좀 지나치면, 안타까운 사례가 생기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 사례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같은 학교 출신인 A 학생과 B 학생은 각각 다른 과에 지원했으며, 유사한 교내활동을 했습니다. 이 두 학생의 자기소개서를 비교하던 중, 입학사정관들은 자기소개서의 여러 문항에서 동일한 문장이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문항의 시작과 중간, 끝으로 이어지는 문장들은 단어 몇 개를 제외하고는 동일한 문장이었습니다. 그리고 활동으로 인해 느낀 점까지도 거의 유사했습니다.

또 다른 지원자인 C 학생은 자기소개서의 특정 문항 내용이 전년도 지원자인 D 학생의 것과 대부분 동일했습니다. 구체적인 활동 내용과 활동에서 느낀 점은 물론, 문장구조까지 같았습니다.

많은 학생은 자신의 경험과 유사한 내용의 자기소개서를 보면, 문장을 똑같이 따라 써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 또한 표절입니다. 같은 학교에서 같은 활동을 하더라도 그 내용을 표현한 문장까지 완벽하게 똑같기는 어렵고, 게다가 그 활동을 통해 느낀 점까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올해부터 대학은 표절검색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했습니다. 타 대학 지원자와 우리 대학 지원자 간의 표절 여부, 같은 학년도 우리 대학 지원자 간의 표절 여부, 각기 다른 학년도 우리 대학 지원자 간의 표절 여부, 외부매체(인터넷 등)를 이용한 표절 여부를 모두 검색합니다. 유사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입학사정관들은 직접 한 문장씩 비교를 해보고 실사도 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고교를 방문할 때마다 알리는 데도 불구하고, A·B·C 학생의 사례가 생겨 안타까웠습니다. 수험생에게 소중한 기회 한 번이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채 사라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입학사정관들은 '수험생의 잘하고자 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소개서를 꼼꼼하게 읽으며 학생들의 숨겨진 발전가능성을 발견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이야기를 쓰지 않은 자기소개서에서 입학사정관은 그 학생만이 지닌 잠재력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자기소개서에는 꼭 '나'만의 이야기를 써주세요. 입학사정관들은 '나'만의 이야기를 경청할 준비가 항상 되어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