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자 A34면 글로벌 포커스 '높아진 팔레스타인 위상, 멀어진 평화 협상'을 읽었다. 중동 상황을 처음 접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2개국 해결안을 지지해 왔고 팔레스타인도 독립을 원한다는데, 같은 입장임에도 기대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뭘까? 답은 간단하다.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방법이 달라서다. 이스라엘은 진실한 포괄 협상을 통해야 한다고 믿는다. 새 국가 건설을 둘러싼 복잡한 문제들을 넘어설 유일한 수단이 바로 협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과의 대화를 우회해 국가를 이루려 한다. 이것이 지난 3년간 팔레스타인이 협상을 거부하고 대신 유엔의 승인을 요청한 이유다.
평화로 시작한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간에는 큰 차이가 있다. 팔레스타인이 향후 계속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국가가 될 것인가 아니면 평화롭게 공존하는 국가가 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팔레스타인은 협상 대신 외교 전쟁을 통해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있다. 오슬로협약을 통해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의 지위를 일방적으로 바꾸지 않기로 서명한 팔레스타인이 유엔 가입 신청이라는 독자 행동을 보이는 것은 평화 협상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오히려 협상 재개를 위한 조건만 계속 늘려가고 있다. 더욱이 직접 교섭을 피할 전략으로 그들은 유엔·러시아·EU·미국 등 중동 평화 로드맵을 주도하는 4개국이 9월 23일 "더 이상 지체나 조건 없이 이·팔 대화를 재개하라"는 긴급 호소도 무시했다. 그러는 사이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정착촌이 평화의 걸림돌인 것처럼 보이려 한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서안지구에 정착촌이 생기기 몇십년 전부터 적대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실제로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정착촌이 생기기 훨씬 전인 1964년에 결성됐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외교 전쟁을 치르는 동안, 하마스의 가자지구에서는 남부 이스라엘의 민간인에게 미사일을 발사하며 실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테러 조직 하마스가 평화 협상을 거부하며 테러 공격을 자행하고 있음에도 하마스와 화해했다. 이스라엘은 2개의 팔레스타인을 마주하고 있다. 바로 폭력을 들이대는 곳과 외교 문서를 들이대는 곳, 또는 그라드 미사일을 사용하는 곳과 정치 드라마를 연출하는 곳이다.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이스라엘과 직접 교섭뿐이다. 국제사회 또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평화 협상을 우회할 수 없음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우회란 심장 수술이나 도로 공사에서 사용되는 것이지 평화와 안보에 사용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