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일 오후 6시10분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주택가 골목. 길을 걷던 인근 백화점 직원 A(32)씨에게 갑자기 50대 남성이 달려들어 흉기를 휘둘렀다. A씨의 등을 흉기로 찌른 이 남성은 그 자리에서 바로 도주했다.
근처 동네 주민이었던 범인 이모(55)씨는 범행 당일 경찰에 붙들렸고, 경찰에서 "욱하는 마음이 들어 아무 여자나 하나 죽여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뒷모습이 가출한 아내와 닮아서 죽였다"고 말했다.
15일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성기문)는 뒷모습이 옛 부인과 닮았다는 이유로 지나가던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단지 전처와 뒷모습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살해한 행위는 어떠한 변명도 용납될 수 없다"면서 "'묻지 마 살인'은 사회공동체 전체가 범행 대상이 될 수 있어 범행의 위험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가족을 부양하며 결혼을 앞둔 피해자가 범행으로 생명을 잃었고, 피고인이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들이 아직 용서하지 않은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아내가 딸(25)을 데리고 가출한 것에 앙심을 품고 여성에 대한 적개심을 품게 됐다고 한다. 이씨는 구의동 '먹자골목'에서 혼자 소주 3병을 마신 뒤 과도를 갖고 거리로 나섰고, 자신의 집에서 10m 떨어진 골목길을 걸어가던 유씨를 보자마자 달려들어 등을 찌르고 달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