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12일 군인과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정부의 긴축정책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가했다. 이들은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이 긴급지원의 전제로 내걸어 포르투갈 정부가 받아들인 긴축재정안이 자신들에게 지나친 희생을 강요한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임금 절도 규탄" "실직 반대" 같은 구호를 외쳤으며, 경찰과 주최측 모두 시위대 규모를 밝히지 않았으나 수천명이 참가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군인들은 승진제한·병력감축·임금삭감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시위에 참가했다. 포르투갈 법은 군의 집회 참가를 금지하고 있다. 시위대 속 군인들은 대체로 민간인 복장으로 특별한 구호를 외치지 않은 채 집회와 행진에 동참했다. 안토니우 리마 코엘류(52) 장교연합회장은 "긴축안을 맹목적으로 군에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조직화된 피라미드 구조인 군의 규율·단합·사명감을 뒤흔든다"고 말했다. 군의 이번 시위 참가에 대해 "정부의 긴축 정책에 대해 또 하나의 불만세력이 확인됐다"고 BBC방송이 전했다.

군은 포르투갈 현대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1932년 집권한 살라자르 독재 체제가 1970년 그가 사망한 뒤에도 유지됐으나, 스피놀라 장군과 소장파 군인을 주축으로 한 군부가 1974년 4월 무혈 쿠데타를 성공시켜 자국 민주화, 해외 식민체제 해체라는 격변을 몰고 온 것이다. '군과 좌익의 결합'을 특징으로 한 이 쿠데타 이후 군부는 정치에서 점차 손을 뗐다.

한편 포르투갈 의회는 내년도 긴축예산안을 시위 하루 전인 지난 11일 1차 투표에서 통과시켰으며, 오는 30일 최종 승인 투표를 치를 예정이다. 지난 6월 당선된 중도우파 성향의 집권당은 의회 230석 중 132석을 확보한 상태여서, 페드루 파소 코엘류 총리마저 "매우 강경하다"고 인정한 내년 예산안이 통과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