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012시즌 미국 대학농구(NCAA) 개막전이 사상 처음으로 항공모함에서 열린다. NCAA 명문인 노스캐롤라이나대와 미시간 주립대는 11일 오후 4시(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앞바다의 노스 아일랜드 해군항공기지에 정박 중인 USS 칼 빈슨호에서 첫 경기를 치른다. 항공모함(aircraft carrier)에서 열리는 명승부라고 해서 '캐리어 클래식(고전)'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양교 동문이자 왕년의 NBA(미 프로농구) 스타인 매직 존슨(미시간 주립대·LA 레이커스)과 제임스 워디(노스캐롤라이나대·LA 레이커스)가 명예 주장을 맡는다.

이번 대결은 미국 재향군인의 날(Veteran's Day·11월 11일) 행사의 하나이다. '모럴 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가 해군과 NCAA의 협조를 얻어 성사시켰다.

미 항공모함 칼 빈슨의 비행갑판이 관중석 7000석 규모의 농구 코트로 변신하고 있다. 이번 대학농구 경기 개최를 위해 스폰서들이 낸 돈은 300만달러(약 34억원)이며, 경기 수익금은 모두 자선 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칼 빈슨은 1982년에 취역한 원자력 항공모함으로 미 항모 중 가장 규모가 큰 니미츠급이다. 길이 333m, 너비 40.8m에 전폭기·공중 조기경보기·대잠수함 헬기 등을 90대까지 탑재한다. 올해 5월 초 미 특수부대가 파키스탄에 은신 중이던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고 나서 시신을 아라비아해에 수장(水葬)할 때 동원했던 항모이기도 하다.

칼 빈슨의 갑판엔 11일 경기를 위해 특설 코트가 깔렸고, 7000명이 관람할 수 있는 좌석도 설치됐다. 만재 배수량이 10만t에 이르는 이 '떠다니는 작은 도시'는 정박 중엔 거의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아 농구 경기에 전혀 지장이 없다. 11일 비 예보가 있어 갑판 아래 격납고에 또 다른 코트도 마련했다.

관중은 대부분 샌디에이고 지역에 주둔하는 군인과 군 관계자이다. 미군 통수권자이자 농구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참석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일 오전 워싱턴 DC 인근의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전용기로 대륙을 가로질러 샌디에이고로 날아올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 캠페인을 하던 중에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선수들과 미니 게임을 했을 만큼 열광적인 농구 팬이다. 대통령에 당선된 2009년엔 케이블 채널인 ESPN에 출연해 '3월의 광란(미 대학농구 64강 토너먼트)' 전 경기 승패 예상을 한 적도 있다. 그때 오바마 대통령이 우승팀으로 꼽았던 노스캐롤라이나대는 결승에서 미시간 주립대를 꺾고 정상에 올랐던 인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