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주목받고 있다.

올 스토브리그는 사상 최대의 FA 시장으로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띄고 있다. 그 중 가장 주목받는 팀이 바로 한화다. 김태균과 박찬호뿐만 아니라 FA 시장에도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은 커녕 전력 누수만 있었던 한화에게는 믿기지 않는 변화.

벌써부터 100억원 가까이 투자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한화의 100억원 투자설은 2년 전에도 있었다. 당시 FA였던 김태균과 이범호를 잡기 위해 도합 100억원을 준비한 것이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일본으로 떠났고, 그 과정에서 두 선수에게 투자할 100억원은 없어졌다. 애초부터 100억원은 없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지난 2년간 한화의 투자는 너무 미미했다.

올초 '이범호 사태'는 결정타였다. 지지부진한 투자는 곧 성적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올해 4월 한 달간 한화는 최악의 성적을 냈고, 결국 5월 중순 구단 창단 후 처음 사장-단장을 동반 교체하는 초강수를 택했다. 아울러 그룹 차원에서도 '중장기적인 투자'를 선언하며 쇄신과 혁신을 알렸다. 실제로 카림 가르시아와 데니 바티스타라는 특급 외국인선수들을 즉각 영입했고, 이는 성적으로 이어졌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서도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일찌감치 일본프로야구에서 퇴단하며 국내 복귀를 선언한 김태균이 최우선 영입 대상이다. 이어 박찬호의 복귀를 위한 특별법도 추진 과정에도 있다. 두 가지 사안 모두 그룹 차원에서 내려진 특명이다. 김승연 회장이 직접 팬들에게 "김태균을 잡아온다"고 약속했고, 박찬호도 전력을 떠나 한국야구 발전 차원 문제로 풀어나가고 있다.

여기에 FA 시장까지 관심을 갖고 있다. 김태균·박찬호가 들어온다 하더라도 한화의 객관적인 전력은 아직 약하다. 팀의 취약점을 메울 수 있는 최적의 카드들이 FA 시장에 각 포지션별로 널려있다. 특히 한화가 필요로 하는 불펜 카드가 풍족하다. 이 같은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물론 비용적으론 문제가 커졌다. '박찬호 변수'로 당초 예상보다 비용이 더 들어가게 생겼다. 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약속한 만큼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최근 한화그룹은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 등과 공식 스폰서십을 체결할 정도로 스포츠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국내에서도 골프·복싱·승마·사격 등을 지원하지만 최고의 홍보수단은 역시 야구다. 김승연 회장이 스포츠를 통한 그룹 이미지 제고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그에 따른 투자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미 지난 몇 년간 실망을 안길 대로 안긴 한화에게는 올 겨울이 이미지를 바꿀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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