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인플레이션' 열풍이 불어온다. 올해 프로야구는 사상 최다인 680만 관중을 동원하며 국내 스포츠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2012시즌을 앞둔 이번 겨울은 구단과 선수들 간의 연봉 전쟁이 어느 때보다 뜨거워진다. 초대형 FA(자유계약선수)시장이 열렸고, 유명 해외파들이 여럿 복귀하기 때문이다.

◇역대 최고 돈 보따리 풀린다

올해 FA 자격을 얻은 28명 중 17명이 FA 권리를 신청했다. LG가 4명, 삼성·SK·롯데·두산이 3명씩, 한화가 1명이다. 14명이 FA시장에 뛰어들었던 2005년을 포함해 KBO(한국야구위원회)가 1998년 이 제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다. FA 신청선수가 17~24명이면 각 구단은 최대 3명까지 FA를 영입할 수 있다.

2005년 FA시장의 계약 규모는 200억원을 약간 넘었다. 올해는 300억원 돌파도 유력해 보인다. 가장 큰 관심은 이번 FA 최고 거물인 이대호가 '연봉 10억원 시대'를 열 것인가에 쏠린다. 지금까지 연봉 왕은 2005시즌을 앞두고 현대에서 삼성으로 옮기면서 연봉 7억5000만원을 거머쥐었던 심정수. 그는 당시 총 60억원에 4년 계약(계약금 포함)을 했다.

이대호는 작년 타격 7관왕, 올해 타격 3관왕을 차지해 국내 최고 타자로 인정받는 데다 일본 구단의 영입 대상으로 꼽히면서 주가가 수직 상승하고 있다. NPB(일본야구기구)는 9일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이대호에 대한 신분 조회 요청을 했다. 롯데측은 이대호에게 역대 최고 대우로 다년 계약을 제안할 방침이다. 최소 '60억원+α'라는 얘기다. 이대호는 19일까지 롯데와 먼저 협상을 하고, 결렬될 경우 20일부터 해외 구단과 협상·계약할 수 있다.

두산의 터줏대감이자 '두목 곰'으로 통하는 김동주도 수십억원대의 거액 계약을 기대할 만하다. 포수인 진갑용·조인성·신경현은 올해 입었던 유니폼을 그대로 입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올해 받았던 연봉 액수는 훌쩍 넘긴다고 봐야 한다.

투수로는 정대현·정재훈·송신영·이승호·임경완 등 7명이 나왔다. 구원 투수진을 보강하려는 구단들은 당장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을 잡기 위한 '몸값 베팅'이 불가피하다.

◇해외 복귀파 반사 이익?

이대호가 국내에 남을 경우 그의 연봉은 일본에서 돌아온 이승엽·김태균의 몸값을 정하는 기준이 된다. 이승엽을 잡겠다고 공언한 삼성이나 김태균의 친정팀인 한화는 적어도 연봉만큼은 이대호보다 조금이라도 더 얹어 이들의 이름값에 걸맞은 자존심을 세워주려고 할 게 분명하다. 이승엽·김태균의 티켓 파워를 고려하면 내년엔 10억원대 연봉자 세 명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두 선수는 다음 달 1일부터 각 구단과 협상에 들어간다.

FA시장과는 또 다른 이적 시장도 곧 열린다. 각 구단의 보호선수(40명)에서 빠진 선수들을 대상으로 22일 실시하는 2차 드래프트다. 각 구단은 3라운드까지 지명권을 행사하며 신생 구단 NC는 3라운드 후 5명을 더 뽑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