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최대 병원인 경북대병원 노조가 9일 파업에 돌입했다.

병원 측은 조합원들의 파업 참가로 생긴 빈자리에 비번 인력 등을 투입해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자칫 파업이 길어질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경북대병원 및 노조는 지난 8월부터 임금인상(총액기준 임금 7.3%)과 인력충원, 비정규직 처우 개선, 칠곡경북대병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 철회 등 4가지 사항을 놓고 13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노조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9일 오전 경북대병원에서 노조원 200여명이 인력충원과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한 환자가 생각에 잠겨 있다.

이번 파업엔 전체 조합원 1100여명 중 중환자실과 응급실 등 필수유지 업무에 종사하는 조합원을 제외한 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양측은 임금인상 등 3가지 사항에 대해선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았지만, 칠곡경북대병원 간병인 관련 분쟁문제에 대해선 첨예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대구 북구 학정동에 개원한 칠곡경북대병원은 당시 대구경북산업인력개발원과 간병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도 다른 업체와 협약을 맺었다.

이에 의료연대대구지부는 "의료연대와 관계없는 업체와의 간병협약은 불법"이라 주장하며 지난 2월부터 협약파기를 요구하는 피켓팅 시위 및 병원로비 점거시위 등을 벌였다. 이어 지난 3월 있은 칠곡경북대병원 개원식을 방해했고 양측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병원측은 시위 관계자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는 한편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지난 9월 법원은 노조관계자 2명에게 각각 벌금 200만원 및 300만원을,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선 "앞으로 칠곡경북대병원 로비를 점검해 피켓시위를 할 경우 매회 1인당 30만원의 강제금을 부과한다"는 판결을 각각 내렸다.

9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에서 노조원 300여 명이 인력충원과 임금인상, 응급실 환경개선 등을 놓고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환자들이 노조원들의 행사장 옆을 지나고 있다.

경북대병원 측은 "현재 경북대병원은 특정 간병업체가 독점하다시피 한 상태로 환자들의 선택권을 뺏고 있기 때문에 칠곡경북대병원은 다른 두 업체와 협약을 맺은 것"이라며 "가처분 취소를 조건으로 하는 쟁의행위는 명백히 불법이다"고 말했다.

이에 노조측은 "로비집회는 헌법상 보장된 정당한 조합활동"이라며 "병원의 불법 간병협약의 시정을 요구한 것이므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현재 경북대병원은 파업으로 인해 진료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진료직능별 필수유지인력 및 비노조인력 등을 활용해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에는 진료 차질이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파업이 길어질 경우 직원들의 피로 누적과 가동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한 환자들의 불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파업 중 발생하는 노조의 불법적인 부분은 엄정하게 대처하되 대화와 타협을 통해 업무가 조속히 정상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