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기자수첩―교사 추천서, 그냥 네가 써와라'(10월 31일자 A14면)를 보고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그 칼럼이 "교과 학습은 물론이고 교사 추천서까지 사교육 업체에 맡기는 세상"임을 새삼 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사들이 추천서 쓰기를 꺼리는 이유가 '기자수첩'에 든 것 말고 다른 것은 없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실제로 교장·교감은 물론 평교사들도 "글쓰기에는 워낙 재주가 없어서…"라는 말을 수시로 하곤 한다. 그 말은 유감스럽게도 겸사(謙辭)가 아니다. 열에 아홉은 진짜로 글을 못 쓰는 것이다. 한두 번 첨삭으로 모양이 갖추어지는 건 그나마 다행이고, 아예 통째 바꿔 써야 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인터넷 시대의 글쓰기도 예외가 아니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에 힘입어 어찌어찌 컴퓨터를 배워 홈페이지, 메신저 등에 글을 올리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것이 거의 모두 '인터넷식'이다. 글쓰기의 기본기가 갖춰진 글을 찾아보기란 힘들다. 나이스나 에듀파인처럼 인터넷 사용이 교원 근무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처럼 글쓰기 역시 시인이나 소설가가 되려는 사람만이 배우고 지녀야 할 특기가 아니다. 또 소질이나 재주 따위로 치부해버리며 부담없이 넘어갈 문제도 아니다.
글쓰기는 자신의 느낌이나 의견을 정확하게 표현·전달하는 수단이다. 특히 교원이라면 교장 등 관리자는 말할 것도 없고 전공을 불문한 교사 모두가 기본적으로 익혀야 할 필수과목이다. 글로써 자기 생각을 남에게 제대로 전달도 못 하면서 어떻게 학생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아예 학생들은 글쓰기라면 차라리 죽을 맛이라는 반응들이다. 고교 3년을 멀쩡히 수학하고 졸업까지 했는데, 논리적인 글은커녕 편지 한 장 제대로 쓰지 못한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것이 부인할 수 없는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그 근저에 입시 지옥이라는 주범이 따로 있음을 모르지 않지만, 교원의 글쓰기는 어느 정도 진척을 볼 수도 있다. 컴퓨터 보급과 더불어 의무적으로 실시했던 연수처럼 글쓰기도 모든 교원을 대상으로 그렇게 하면 가능한 일이다. 교원 임용 고사에서부터 글쓰기 과목을 넣는 것도 생각해봄 직하다. 전공이나 초·중등을 불문하고 글쓰기가 교사 임용의 필수조건이 된다면 지금처럼 글 못쓰는 교원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