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풍이 강세다. 학교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남녀공학에 다니는 남학생들은 일단 내신 점수는 포기해야 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여기 여학생들과의 치열한 내신 경쟁에서도 기죽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남학생이 있다. 남녀공학인 서울 영훈고등학교에서 전교 석차 한자리 수를 지속적으로 유지한 송화평(17)군이 주인공이다. 내신은 물론 모의고사에서도 1등급을 놓치지 않는 그는 "반드시 앞자리에 앉아 수업시간에 긴장하며 선생님이 강조하는 부분을 꼼꼼히 필기해놓는 것이 비결이다. 내가 만약 출제자라면 어떤 문제를 낼까라는 생각으로 교과서를 살핀다"고 귀띔했다.

유혹에 흔들리지 말아야

송군은 본인을 '우등생이 됐다'고 표현했다. 중학교 때까지는 벼락치기로 성적이 들쑥날쑥했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한 다음에서야 공부 습관을 제대로 잡았다는 것이다. 고1 때 수학 전공 담임선생님을 만난 것이 달라지는 계기가 됐다. 담임선생님은 공부습관이 잡히지 않은 그에게 야간자율학습을 해볼 것을 권유하고 공부법에 관한 조언을 많이 해줬다. 특히 수학 공부법을 많이 들려줬다. 중학교 때까지 게임과 친구라는 유혹에 쉽게 넘어가 공부를 등한시했다는 송군은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제게 선생님은 필요한 조언을 해주셨다. 선생님을 만나기 전까지 수학은 싫어하는 과목, 관심이 없는 과목이었으나 자신감이 붙은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율학습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한다. 계획을 세워 목표량을 달성하려 노력한다. 언어, 수학, 외국어, 사탐을 고루 공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반드시 어렵거나 점수가 나오지 않는 과목부터 시작해 쉬운 과목으로 마무리한다. 힘든 과목 위주로 공부 시간을 배분한다. 송군은 "쉬운 과목부터 공부를 시작하면 어려운 과목을 할 때 집중력이 떨어진다. 예컨대 자습시간이 여섯 시간이라면 점수가 나오지 않는 과목 순으로 2:1.5:1.5:1 으로 공부한다"고 했다.

2학년 전교 회장을 맡고 있고 교내 영어 동아리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그는 "시간이 없다고 불평하기보다는 공부하라고 주어진 자습시간에 최선을 다하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모르는 것을 질문하는 친구들에게도 시간이 없다고 대충 넘기기보다는 자세히 설명해주며 같이 공부하는 것을 즐긴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일은 반드시 한다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 괴짜로 통한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은 반드시 하는 성격 때문이다. 역사 과목을 좋아해 교과과정과는 상관없는 역사와 세계사책을 자주 읽는 것은 물론이고 문과임에도 수Ⅱ를 독학하고, 사탐 공부하기도 빠듯할 때 생물을 공부한다. 역사와 수학을 둘 다 좋아해 역사학과와 수학학과로의 진로를 놓고 고민하는 중이다. 송군은 "시험대비용 공부보다는 진정으로 좋아서 하는 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 수학의 경우 연계가 잘 돼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사교육도 전혀 하지 않는다. 평일에는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 자습을 하고, 주말에는 집 근처 구립도서관에서 자습한다. 많은 학생이 북적이는 교실에 앉아 주입식 수업을 듣는 것보다는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이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불안하다는 이유만으로 사교육을 전전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학원에 다니든, 학교 수업만으로 만족하든 간에 배운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혼자서 곱씹는 시간에 얼마만큼 집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송군은 본인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습시간만큼은 누구보다 집중해서 공부하지만, 공부 이외의 것에 관심이 많은 단점이 있다. 스스로 유혹에 약하다고 말하는 그는 "게임을 무척 좋아해서 되도록 컴퓨터가 있는 집에서는 공부하지 않으려 하고, 인터넷 강의는 컴퓨터를 통해서 시청하기보다는 PMP에 다운받아서 본다. 본인의 성향을 파악해 효과적인 공부습관을 세우는 것도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