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 안철수연구소 신사옥.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바이러스 백신 소프트웨어 사업 지원의 일환으로 안철수연구소에 배정됐던 내년 예산이 8일 국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국회 지식경제위 예산소위는 이날 회의에서 정부가 '안철수연구소 컨소시엄'에 배정한 2012년도 '모바일 악성 프로그램 탐지 및 방어 솔루션 개발 사업 예산' 14억원을 삭감했다. 이어 지경위 전체 회의에서도 그대로 통과시켰다. 예산 14억 중 8억원은 안철수연구소에, 나머지 6억원은 협력업체에 지원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원래 예산 삭감에 동의했던 지경위 예산소위 조경태 위원장(민주당)은 뒤늦게 "특정 업체를 표적으로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면서 지경위 전체 회의를 재소집했으나 의사 정족수에 미치지 못했다. 조 위원장은 9일 전체 회의를 다시 열어 재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국회법상 위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재논의가 가능하다.

지경위 관계자는 "안철수연구소는 올 연말까지 바이러스 탐지율을 세계적인 수준인 95%까지 올리겠다고 했는데 이를 맞추지 못했다"며 "또 기술이 수출될 수 있어야 하는데, 안철수연구소는 국내용 백신이어서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 사업은 안철수연구소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사업비 108억원을 들여 추진해온 것으로 2010년 28억800만원, 2011년 23억800만원에 이어 내년에 정부 출연금 14억원이 예산으로 배정돼 있었다. 원천 기술 지원 사업인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 선정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프로젝트다. 2010년과 2011년 예산은 집행 완료됐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이는 강용석(무소속) 의원이다. 그는 지난 1일 지경위 전체 회의에서 "모바일 백신은 산업 원천 기술 사업이 될 수 없다"며 "이미 안철수연구소는 2008년에 옴니아용, 2010년에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용 모바일 백신 개발을 완료해 놓았기 때문에, 정부가 돈을 지원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강 의원은 "안철수 원장이 배당금을 연평균 14억여원 받는 것으로 감안할 때 이 배당금을 정부가 지원해주고 있는 셈"이라고까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