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월가의 금융회사 관계가 겉으로는 앙숙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서로 도와주고 도움을 받는 공생관계라고 워싱턴포스트가 7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회사의 탐욕을 지적할 때마다 '살찐 고양이들'이라고 비난했다. 금융회사들은 금융 규제 때문에 경제가 어려움에 빠지고 있다며 오바마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을 비난해왔다. 하지만 월가 금융회사는 오바마 정권이 들어선 이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그룹 등 자산 규모 1000억달러 이상인 18개 대형 은행들은 2008년 말 이후 자산 규모가 10% 늘었다. 이들 은행은 올 상반기 340억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반기 실적으로는 금융권이 호황이었던 2007년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증권회사들은 최근 2년 반 동안 830억달러의 수익을 냈다. 이 역시 전임 부시 대통령 시절 8년간 벌어들인 770억달러보다 많다.
이 같은 월가의 실적은 금융위기 직후 금융회사의 도산을 막기 위해 미 정부가 제공한 수천억달러의 구제 금융자금과 금리 인하 등 정책적 지원 덕분으로 금융회사들은 서민 대출은 외면한 채 각종 혜택과 지원을 받으며 막대한 수익을 냈다고 WP가 전했다. 금융회사들은 지난해 208억달러를 보너스로 지급했으며 월가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작년 대비 16.1% 늘어난 36만1330달러로 다른 민간 부문 근로자 급여의 5배를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