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성들의 권익 보장을 위한 남성연대라는 단체가 "'너는 펫'이라는 영화는 여성이 주인, 남성이 개로 나와 주인과 애완동물의 관계로 묘사하고 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영화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남성의 인격을 모독한다'는 것이다.

김병곤 감독의 '너는 펫'(10일 개봉)은 고학력의 능력 있는 30대 미혼 여성 지은이(김하늘)가 갈 데 없는 연하의 남자 무용수 강인호(장근석)와 같이 사는 얘기를 그렸다. 은이가 인호에게 '모모'라는 별칭을 붙여주고 잠자리와 먹을 것을 제공하는 대신, 인호는 은이를 '주인님'이라고 부르며 그를 충실히 따른다. 영화 제목처럼 인호가 은이의 '펫(애완동물)'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영화의 원작이 된 동명 일본 만화는 '30대 직장 여성의 판타지를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일본과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영화‘너는 펫’의 주연 장근석이 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장근석이 나오는 영화라면 볼 만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배우로서 신뢰를 얻고 싶다”고 했다.

5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너는 펫'의 펫, 장근석(24)을 만났다. 남성연대가 영화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는 소식을 전해주자 그가 한마디 툭 내던졌다. "남성 차별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그는 "여자가 나이도 더 많고 능력도 있겠다, 내가 애교를 부리면 당장 저녁 반찬이 달라지는데 왜 (펫처럼) 못하겠느냐"고 했다. "남자의 자존심? 항상 자존심 부리는 남자는 매력 없어요."

'너는 펫'은 장근석의 팬이 아니고선 보기 힘든 영화다. 로맨틱 코미디인데 인물 간의 감정선은 잘 살아나지도 않고, 코미디는 맥이 빠졌다. 대신 장근석이 영화 내내 춤추고 노래하며 애교를 부리는 '장근석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다.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완벽하게 나에게 맞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능글능글하고 장난을 많이 치는 모습이 나와 아주 닮아서 연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캐릭터였다"고 했다. "애교 부리는 걸 보는 게 민망했다"고 하자 그는 "그러려고 만든 영화 아닌가? 예상했던 반응이다. 관객들은 '민망하다'면서도 강인호가 화면에서 사라지면 그를 찾는다"고 했다. "한 번 더 보세요. 그러면 빠질 거예요."

5세 때 아동복 모델을 시작한 장근석은 내년 연예계 데뷔 20주년을 맞는다. 그는 "남다른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다시 돌아가도 같은 길을 걸었을 것"이라며 "배우라는 직업을 택하면서 많은 곳에 갈 수 있고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나 자신을 깨뜨려 보고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볼 수 있는 게 좋다"고 했다. "전 '애늙은이'예요. 다섯살 때부터 어른들과 함께 생계현장에 있었으니 당연하죠. 이 바닥이 아역배우라고 어디 봐주나요. 안 혼나려고, 다음 작품에 단역이라도 하나 해보려고 치열하게 일할 수밖에 없었어요."

장근석은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로 일본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차세대 한류 스타로 급부상했다. 일본에서 드라마 방영 당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첫 싱글 앨범 '렛 미 크라이(Let me cry)'도 해외 아티스트 사상 최초로 오리콘 주간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그는 "한때 팬 네 명씩 탄 택시 스무대가 집앞까지 쫓아다녔다. 트위터에 불편한 심정의 글을 올리자 이제 그렇게는 안 하더라"고 했다. "그렇다고 남의 이목을 피해서 은둔하진 않는다. 길거리도 잘 걸어 다니고 학교도 꾸준히 다닌다"고도 했다.

"집 안에 틀어박혀 있으면 언제 세상을 보고, 연기할 수 있는 밑천을 얻을 수 있을까요?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부딪쳐서 관찰한 것들을 다음 연기할 때 써야 하잖아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늘 연구하는 게 배우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다음 계획에 대해 묻자 장근석은 "일단은 '아프', 그다음엔 '월프'"라고 대답했다. '아프'는 '아시아 프린스', '월프'는 '월드 프린스'의 줄임말이다. 그의 트위터 아이디는 'AsiaPrince JKS'고, '아시아 프린스'라고 새긴 명함도 만들었다고 한다. "'아시아 프린스'는 누가 지어준 게 아니라 제가 떠들고 다닌 거예요. 말로만 떠들고 아무것도 안 하면 한심해질 것 같아서 그만큼 노력을 많이 해요. 음반작업이건 연기건 절대로 대충하지 않아요. 진짜 아프, 월프가 되고 싶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