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감사원 감사를 계기로 등록금 인하 압박을 받게 된 대학들은 고민에 빠졌다.
등록금을 교과부 권고 수준대로 낮추려면 교직원 임금을 낮춰야 하는 등 지출을 크게 줄여야 할 형편이라는 게 대학들 입장이다. 특히 지난 3년간 정부 정책에 호응해 등록금을 동결해온 일부 대학은 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영남권의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지방 대학은 서울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립금 등 재원이 부족한데, 등록금마저 낮춘다면 학생 교육 질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고민"이라고 했다.
3년 연속 등록금을 올리지 못한 한 수도권 대학 기획처장은 "교과부가 인하 노력을 평가할 때 최근 몇 년간 등록금 인상률도 고려해준다고 했지만 그 기준이 명백하지 않아 제대로 반영이 안 될 것 같다"면서 "평소 내핍하면서 등록금을 동결해 온 게 오히려 학교 경영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 같아 걱정된다"고 했다.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가 대학을 '비리 집단'으로 비치게 한 것에 대해서도 대학들은 불만이 많다. 일부 세력이 주장하는 '반값 등록금' 분위기에 오히려 정부가 휩쓸리는 분위기가 됐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보직 교수는 "서울시립대가 반값 등록금을 들고 나오면서 이제 다른 대학은 등록금을 아무리 낮추더라도 학생들을 만족시키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등록금 인하를 위해 다른 예산을 줄이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 대학들의 입장이다. 대학 예산은 대개 인건비 50~60%, 장학금 20%, 관리·운영비 20% 정도로 구성된다. 결국 인건비를 손대지 않는 한 등록금 인하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한 사립대 기획실장은 "정부가 공무원 급여라도 동결해줬으면 학교도 교직원들에게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급여를 낮추자'고 얘기할 수 있을 텐데, 지금 상황에선 월급을 깎자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모 대학 보직 교수는 "올 상반기 반값 등록금 논란 이후 대학들이 적립금의 장학금 전환 비율을 높이고, 지방 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늘리는 등 학생들의 혜택을 높여주려는 대책을 이미 발표했다"면서 "이런 노력은 인정하지 않고, 감사원은 이번에 또다시 대학을 비리 집단으로 몰아세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