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그리스에 이달 중 지급하기로 했던 6차 구제금융 지원금 80억유로를 지급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지난주 EU 정상들이 만든 추가 구제금융안을 국민투표로 돌린 데 대한 옐로카드다.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유럽위원회(EC) 집행위원장은 2일(현지시각) 파판드레우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이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EU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르면 올해 안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투표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80억유로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EU 정상들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관계기관들은 지난주 그리스에 추가로 13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이를 지급받기 위해 그리스는 뼈를 깎는 긴축안을 이행해야 하지만 오히려 국민투표로 맞서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일 그리스가 80억유로를 지급받지 못한다면 채무불이행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그리스가 내달 11일까지 갚아야 할 채무는 120억유로다. EU 관계자는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한다면 존중한다. 민주주의를 존중하기 때문이다"라면서도 "그러나 그렇게 된다면 그리스가 확답을 내놓기 전까지는 우리도 지갑을 열 수가 없다"고 말했다.

파판드레우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긴급 회동을 가지기에 앞서 이런 경고가 나온 것도 그리스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독일과 프랑스도 그리스를 압박했다. 메르켈 총리와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리스를 향해 "만일 국민투표를 강행할 것이라면 빨리 실시하라"며 "또 구제금융안이 아니라 유로존 회원국 잔류 여부를 안건으로 올리라"고 했다. 만일 국민투표가 부결된다면 유로존 회원국에서 빠질 것을 각오하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