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유럽 재정위기 해결책의 큰 골격이 마련된 뒤 시장에는 안도감이 자리잡았다. 그러나 합의가 필요한 세부사항이 남아있어 또다시 마찰음이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도 공존하고 있다. EU 정상회담 이후 풀어야 할 쟁점은 크게 3가지다.

첫째,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 채권단이 50%의 손실을 부담하기로 한 결정을 제대로 이행할 것이냐다. 각국 정상들이 합의했다고 하지만, 은행이나 연기금 같은 민간 채권단이 반발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또 손실 부담을 위해서는 현재 보유 중인 채권을 만기와 이자율이 다른 채권으로 교환해야 하는데 그 구체적 방법이 정해지지 않았다.

둘째, 유럽 은행들의 자본 확충 방법이다. 유럽 은행들은 그리스 채권 손실을 부담해야 하는 데다, 핵심(Tier 1) 자기자본비율을 9%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해있다. 자산 매각이나 대출 억제를 통한 자본 확충이 한계에 다다르면 정부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러나 은행에 국민 혈세를 집어넣는 데 대해 국민들이 반발하면서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필요한 자본 확충 규모에 대한 추정치도 유럽금융감독청과 IMF, 금융권의 계산이 각기 달라 비용 부담에 대한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셋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1조 유로로 확대하기로 했는데, 어떻게 자금을 조달할 것이냐다. 유로존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투자를 유치하려 하지만, 최대 큰손인 중국의 입장은 뚜렷하지 않다.

지난 28일 파이낸셜타임스 독일판(FTD)은 중국이 1000억 유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1조 유로로 늘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주광야오(朱光耀) 중국 재정부 부부장은 28일 "중국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투자할지를 결정하기 전에 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30일(현지시각) "친구로서 돕기는 하겠지만, 중국을 구세주로 기대하지 말라"는 논평을 발표했다.

김유미 KT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EU 정상회담 합의로 큰 방향이 정해져 불안심리가 가라앉긴 했지만, 계속 마찰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증시 역시 등락을 거듭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