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우를 두고 앞선 자의 여유라고 하는 걸까요.
4차전까지 3승1패로 앞선 채 5차전을 맞은 삼성 류중일 감독은 여유가 넘쳤습니다.
벌써부터 내년시즌 구상까지 하는 듯한 분위기였지요. 그렇다고 최종 우승 여부가 결정나지 않았는데 샴페인을 일찍 터뜨린 것은 아닙니다.
그랬다가는 '확인도장' 찍기도 전에 우승 기분에 도취됐다고 팬들로부터 야단듣기 십상이라는 사실을 류 감독이 모를 리가 없지요.
하지만 1승만 추가하면 우승 도장을 찍을 수 있는, 삼성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현실이 '죄'라면 죄였습니다.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류 감독 사이에 오고간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시즌을 끝낸 상황을 가정한 주제가 주류였으니까요.
한국시리즈라는 큰 경기의 특성상 막상 경기가 끝나고 나면 우승 축하행사 하느라 류 감독과 깊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미리 필요한 대답을 들어놓는 것도 취재 노하우라면 노하우인 것이지요.
이 때문에 '올시즌 가장 힘들었던 때는?', '내년 시즌 구상은 어떻게 하느냐' 'MVP는 어떤 선수가 되면 좋을까?' 등의 시즌 결산을 염두에 둔 질문들이 주로 쏟아졌습니다.
순진하게도 류 감독은 기자들의 '유도심문(?)'에 말렸는지 초반에 척척 대답을 잘하더군요. 류 감독은 시즌 초반을 회상하면서 "내가 볼 때 우리 팀의 전력상 정규시즌 4위 하면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자들에게 공을 돌리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더군요. "부상을 겪고 있던 오승환을 비롯해 차우찬 정인욱 등 투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해줬다"는 게 류 감독의 설명이었습니다.
문득 명감독 출신 김응용 삼성 고문을 화제에 올리기도 했답니다. 류 감독은 "김 고문님이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새삼 깨달았다. 우승 한 번 하는 게 이렇게 힘든데 김 고문님은 10번이나 하셨으니 그 분의 속은 얼마나 썩어들어갔을까"라며 그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살짝 어필하기도 하네요.
경상도 사나이 특유의 배짱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지요. 류 감독은 취재진들이 '아시아리그(아시아 각국 리그 우승팀간의 라이벌전) 우승할 자신있느냐', '지금 삼성 전력이면 월드시리즈 우승도 가능하겠다'고 덕담을 건네자 "이왕 할거면 우승해야지요"라며 기분좋게 응수를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내년에는 정말 무서운 특급 선발 투수를 영입하는 등 보강하고 싶은 포지션은 한두 곳이 아니다"라며 벌써부터 다음시즌의 야망을 드러내기도 한 류 감독이었습니다.
의도하지 않았던 '시즌 결산 인터뷰(?)'로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그제서야 문득 류 감독은 정신이 돌아왔나 봅니다. "아니? 그런데 이거…. 지금 제가 이런 말 할 때인가요?"
류 감독의 재치있는 '질문 거부' 멘트에 한바탕 웃음 보따리가 터졌습니다. 삼성이 우승을 향해 멀찌감치 앞서 있기에 가능했던 유쾌한 '선문답' 현장이었습니다. 잠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 한채영 옆 장백지 급노화 굴욕 '세상에…귀신같아'
▲ 시련후 돌아온 이지아 '앙상한 하체'
▲ "7위 이소라 호주공연 패닉, 호텔에서 24시간 칩거"
▲ 은광여고 3대얼짱 '송혜교-이진-한혜진' 미모 비교
▲ 김보민 태도논란? 박영석 위령제 전하며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