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부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에서 석유·가스 운반 트럭의 초원 파괴에 항의하던 몽골족 유목민이 또다시 트럭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민족 갈등 재연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석탄 트럭을 모는 한족 운전기사가 트럭이 초원으로 운행하는 것을 막는 몽골족 유목민을 고의로 치여 숨지게 해 대규모 민족 분규가 일어난 지 불과 5개월 만이다.

미국 뉴욕에 있는 남몽골인권정보센터는 24일 "네이멍구자치구 남부 오르도스시 부근 후툴고이 가차지역에서 지난 20일 석유 운반 트럭이 초원 운행을 막던 유목민 조리그트(Zorigt)를 치여 숨지게 했다"고 밝혔다. 네이멍구자치구 정부는 이에 대해 "조그리트가 오토바이를 몰고 트럭을 추월하려다 일어난 교통사고"라고 주장했다.

남몽골인권센터는 그러나 "이전에도 현지 유목민과 트럭 사이에 충돌이 계속 벌어졌으며, 조리그트를 비롯한 유목민들이 여러 차례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며 고의 사고 의혹을 제기했다.

사고는 지난 20일 오전 9시 40분(현지시각), 후툴고이 가차 남쪽 3㎞ 지점에서 발생했다. 평소 석유와 가스를 실은 트럭이 초원 위를 마구잡이로 운행해 초지가 파괴되고 가축이 죽는 등의 피해를 입자 유목민 조그리트가 오토바이를 탄 채 달려오는 트럭 앞에 서서 운행을 막았다.

트럭이 조그리트의 오토바이를 우회해 가자 조그리트가 이를 쫓는 과정에서 트럭 오른편에 부딪혀 사고가 일어났다고 네이멍구자치구측은 밝혔다. 조그리트는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이날 오전 11시 22분쯤 숨졌다.

이번 사고 직후 몽골족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난 5월 사고 직후 유목민들의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한 중국 당국의 약속이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고 남몽골인권센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