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반부 남녀 우승자는 모두 초등학교 체육 선생님이다. 한 해 수십번씩 전국 마라톤 대회를 누비는 부지런함에다, 직업 선수를 위협하는 좋은 기록으로 동호인들 사이에선 이미 '전국구 유명인사'라는 점도 닮았다.

23일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2011 춘천마라톤에서 일반부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참가자 2만3000여명은 가을에 흠뻑 젖은‘호반 도시’춘천의 풍광을 만끽하며 풍성한 마라톤 잔치를 벌였다.

남자 일반부에서 2시간 33분 50초의 기록으로 우승한 김승환(39·개인 참가) 씨는 마라톤 시작 5년 만에 풀 코스만 18번을 뛰었고, 이번이 4번째 우승이다. 대학에서 체육교육(수영)을 전공하고 서울 덕암초교 체육교사로 근무 중인 그는 일주일에 세 번씩 새벽 5시에 일어나 두 시간을 뛴다. 김씨는 "살빼려고 시작한 마라톤이었는데 매사에 '하면 된다'는 자신감까지 붙었다"며 "지방 대회에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다니면서 함께 축제 구경도 하고, 대화하는 시간도 늘었다"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 1학년인 두 딸은 이날도 결승선에서 아빠를 기다리다 가장 먼저 뛰어가 껴안았다.

여자 일반부 우승자 이정숙(46·천안마라톤클럽) 씨는 마라톤 동호인들 가운데 손꼽히는 강자다. 마라톤 시작 8년여 만에 "풀코스 우승을 몇 번이나 했는지 세보지 않아 기억 못 할 정도"고, 5연패, 3연패를 차지한 국내 유명대회도 많다. 춘천마라톤은 이번이 처음 출전인데도 2시간 50분 37초로 1위를 차지했다.

천안 신대초교에서 체육교사로 학교 육상부를 지도하고 있는 이씨는 "결승선을 통과할 때면 항상 가족들 얼굴이 먼저 떠오르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런 마음이 마라톤이 내게 준 가장 큰 기쁨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