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세대별 지지 양상이 뚜렷이 갈리고 있다. 지난 19일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20~30대는 무소속 박원순 후보를, 50대 이상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상대 후보보다 20%포인트 이상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의 20대(47.2%) 30대(57.4%) 지지도는 나 후보의 50대(49.2%) 60대 이상(59.3%) 지지도를 빼닮았고, 박 후보의 50대(37.1%) 60대 이상(22.2%) 지지도는 나 후보의 20대(39.2%) 30대(25.1%) 지지도와 거의 비슷하다.
보수정당인 한나라당 후보가 중·장년층에서, 진보를 표방하는 야권 후보가 젊은 세대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는 것은 우리 선거사에서 낯설지 않은 현상이다. 이번에 세대별 지지도가 이전보다 더 관심을 끄는 것은 제1야당 후보를 제치고 무소속 박 후보를 범야권 대표선수로 밀어올린 안철수 바람이 특정 지역이나 계층보다는 젊은 세대에 더 기반을 뒀기 때문이다.
박 후보 지원활동을 펴고 있는 조국 서울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방문한 사람이 "서울 노친네들 설득하기 힘드네요. 그래서 부모님을 25일부터 27일까지 수안보온천 예약해 드렸습니다"는 글을 올리자 "진짜 효자!!!"라고 답했다. 한나라당은 2004년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들은 투표 안 하고 집에서 쉬셔도 된다"는 발언 파문을 상기시키며 제2의 노인 폄훼 발언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조 교수는 "노인 전체가 투표하지 말아야 한다는 맥락이 전혀 아니다"고 해명하고 관련 글을 삭제했지만, 젊은 세대엔 투표를 독려하면서 노인층은 투표장에 덜 가길 바라는 속내를 들켜버린 뒤였다.
선거 때마다 젊은층이 투표장에 쏟아져 나올까 봐 가슴 졸여온 한나라당은 이번에도 안보에 민감한 중·장년층 이슈 만들기에 신경을 쓰고 있다. 당 전략기획본부장인 차명진 의원은 당 간부회의에서 "좌파 시민단체와 윤모씨라는 정치공작전문가는 박 후보가 시장에 당선되면 민주당과 민노당을 흡수할 계획까지 세웠다"며 "종북(從北) 조종사, 종북 변호사, 종북 공무원에 이어 종북(從北) 시장을 허용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은 "야권을 이간질하려는 낡은 이념공세"라고 반발했다.
우리 선거에서 이념이 뒤섞인 세대의 문제는 어느새 지역이나 계층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그렇다고 선거철만 되면 부모 자식 간에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를 쏟아내는 사회가 분명 정상은 아니다.
[오늘의 사설]
[사설] 4대강 후속사업은 인공 느낌 덜 나는 親환경으로
[사설] 군수 선거에서 오간 '인사·사업權 3분의 1' 거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