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그리스 수도 아테네 올림픽스타디움 앞에서 경찰·소방관·해안경비대 소속 공무원 100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제복 차림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긴축 재정안에 반대한다'고 쓴 플래카드를 흔들며 "정부가 우리를 일자리에서 몰아내려 한다. 물러서지 않겠다"고 외쳤다.

20일로 예정된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새 긴축안의 의회 표결을 앞두고 이에 반발하는 공무원과 노조가 대규모 파업을 예고하면서, 그리스가 국가 기능이 완전히 마비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리스 공공 부문을 대표하는 공공노조연맹(ADEDY)과 민간 부문 최대 노조단체인 노동자총연맹(GSEE)은 19일과 20일 양일간 48시간 총파업에 돌입한다. 17일에는 세관 등 일부 공무원 조직과 항만노조가 파업에 들어갔고, 재무부·노동부 등 일부 부처 공무원이 청사를 점거한 채 긴축안 반대 시위를 벌였다.

공항·대중교통·학교 등 주요 공공 부문과 민간 서비스 부문도 파업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은행권도 동참한다. 공항에선 비행기가 뜨지 않고 거리엔 택시가 다니지 않으며 관공서와 은행, 상점이 문을 닫아 국가 기능이 마비되는 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참가 예상 인원은 많게는 10만명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이번에 표결을 하는 긴축재정안은 유럽 국가들로부터 추가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공무원 3만명 감원, 연금제도 개혁, 세금 인상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17일 "재정 적자 문제를 해소하고 국가를 존속시키기 위해서는 유럽연합 정상회의(23일)에 앞서 긴축재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리스는 지난해 유럽 국가들로부터 지원받기로 한 1100억유로 규모 구제 금융 가운데 6차 지원분인 80억유로가 반드시 필요한 상태다. 유럽연합·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 실사팀은 최근 실사를 마치고 다음 달 초 80억유로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리스의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노조의 반발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긴축안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집권 사회당 의석 수는 전체 300석 중 과반을 간신히 넘는 154석인 데다 최근 사회당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인 16%로 떨어져 긴축안 통과를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리스가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전했다. 노조의 파업으로 국가 기능이 마비되거나 표결이 부결될 경우 그리스는 유로존의 금융지원을 받지 못해 곧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로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스 언론들은 "지옥의 한 주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키워드]

[그리스 총파업]

[그리스 긴축재정안]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