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천군의 2010년말 현재 주민등록 인구는 4만5177명이다. 1980년(6만7048명), 1990년(6만1305명), 2000년(5만2786명)과 비교해보면 감소 추세가 확연하다.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인구가 줄어드는 자치단체이기도 하다. 지역내총생산도 2006년 이후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발전에서 소외되고 역차별을 받는다며 아우성을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연천군은 최근 수도권에서 제외해달라며 백방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연천군의 낙후 실태
연천군은 교통이 불편해 서울과는 거리가 70㎞ 정도이지만 2시간이 걸린다. 대전 등 충청도 지역보다 못하다.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업들도 물류비 부담 등을 감안해 오려고 하지 않는다. 교육 여건 등 다른 인프라도 절대 부족이다. 연천군과 경기도시공사가 773억원을 투자해 작년에 준공한 백학산업단지는 보조금, 조세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약속하지만 분양률이 37%에 그치고 있다. 산업·휴양 복합단지로 개발한 로하스 파크는 부지 조성 2년이 넘었지만 한 곳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각종 지표도 경기도는 물론 전국에서도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재정자립도는 27.6%로 경기도(60.1%)나 전국(51.9%) 평균보다 크게 떨어진다. 2008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은 6402억원으로 경기도 전체(198조원)의 0.3%에 불과하다. 더구나 2005년 7311억원, 2006년 7146억원, 2007년 1018억원 등 매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상·하수도 보급률도 79%로 경기도(92%) 평균보다 훨씬 낮다. 경기도에 62개 대학이 있지만 연천군에는 한 개도 없다.
◆중첩 규제가 원인
연천군은 중첩 규제가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보고 있다. 분단 이후 국가안보라는 명분 때문에 희생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던 측면이 있다. 지금도 전체 면적의 98%가 군사시설보호구역이어서 주택 등 구조물의 신·증축이나 토지 형질변경 등에 제약이 크다. 각종 개발사업이 군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불발됐다.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훈련장, 사격장이나 군사훈련으로 인한 생활 불편 등 주민들의 고충도 적지 않다.
여기에다 1983년부터는 수도권 정비계획법에 의해 각종 규제와 역차별이 부과되고 있다. 수도권 정비계획법에 따라 연천군은 대부분 성장관리권역으로 분류돼 있다. 대기업의 신·증설이 규제되고 대학도 신설할 수 없다. 공업용지와 공장총량 규제가 부과되고 있다. 또 산업단지 조성 지원, 양도소득세 감면, 개발부담금 면제, 외국인 투자기업 지원 등이 비수도권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옹진·강화와 공동대응
김규선 연천군수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산업시설이나 인구의 집중을 억제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지만 연천은 오히려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지역 공동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부가 지난 60년간 역차별을 겪어온 지역의 소외와 고통을 풀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접경지역으로 비슷한 상황인 인천의 옹진군, 강화군과 공동 대응에도 나서고 있다.
이들 3개 자치단체의 군수들은 지난달 6일에는 강화에서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또 대국민 공감대 형성과 정부와 국회 설득을 위한 공동 과제를 두루 추진하고 있다. 주민 서명운동을 거쳐 건의서를 청와대, 정부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11일에는 여론 조성을 위해 경기도·인천시 공동 주최로 서울의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토론회를 갖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