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제시한 권고안을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받아들이면서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하지만 진행 중인 이 회사 노조위원장 선거 등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남아 있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여야 합의에 의한 국회 중재안을 회사 측에서 큰 틀에서 받아들여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의 큰 실마리가 마련됐다"며 "이제는 노조 측에서도 지역경제를 생각하고, 회사를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정상화에 적극 임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또 "회사 측이든 노조 측이든 이 기회에 단체교섭을 빨리 매듭 지어줄 것을 당부한다"면서 "(한진중공업 사태가) 조기에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한진중 노조 위원장 선거. 지회장 선거에 출마한 채길용 전 지회장과 차해도 전 금속노조부산양산지부장, 김상욱 전 수석지부회장 등 3명 중 지난 2년간 노조의 정리해고 협상을 이끌어 온 '온건' 성향의 채 전 지회장이 당선될 경우 협상이 속도를 낼 수 있지만 '민주노조 부활'을 주장하며 '강성'으로 분류되고 있는 차 전 지부장이 당선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노사의 재고용 시한 적용 시점에 대한 시각차도 걸림돌일 수 있다. 권고안은 '노사합의가 이뤄진 날부터 1년 내 재고용한다'는 것이지만 노조 측은 지난달 초 노사정간담회에서 '정리해고된 올해 2월 14일을 재고용 시점으로 해야 한다'고 맞섰다. 재고용 시점에 대한 노사 의견이 8개월 가까이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