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이 10일 기자 간담회에서 "내가 왜 차관급 보수를 받느냐. 10만 직업경찰관 사기와 직결된 사안이다. 부려먹어도 보수를 주면서 부려먹어야지"라고 말했다. 조 청장은 또 "경찰청장을 장관급으로 주면 경위가 현재 7급에서 6급으로, 경감은 5급, 경정은 4급으로 정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선 전부터 직급(職級)을 올려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경찰청장이 차관급 보수를 받는 바람에 치안정감 1급, 치안감 2급, 경무관 3급, 총경은 4급의 보수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검사 1780명의 검찰 조직 경우 총장은 장관급이고 차관급 대우의 검사장급 이상이 52명이다. 군인은 별 셋인 중장이 차관급 대우를 받는 데 비해 무궁화 3개 계급인 경찰의 치안정감 4명은 1급 대우다.
일리(一理)가 있는 주장이긴 하지만 국민이 선뜻 고개를 끄덕이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 경찰청장은 재직 시 브로커에게 수시로 금품을 받고 건설현장 함바집 운영권을 따주는 데 심부름을 했고, 청장 때 태광그룹 박연차씨에게서 2만달러를 받았다가 재판을 받은 사람도 있다. 국민들은 차관급은커녕 군청 주사급 수준으로 행동했던 이런 경찰청장들을 지켜보면서 너무 큰 상처를 입었기에 경찰의 직급을 올려달라는 요구가 일리가 있다고 여기면서도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다. 경찰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현장에서 숙식을 하면서 공사를 방해하던 외부세력을 74일간 구경만 하고 있다가 8월 말 법원이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리자 그때야 시위대를 끌어내고 공사장 차단막을 쳤다. 몇 시간에 끝날 일을 몇달 동안 눈치만 봐온 것이다.
경찰의 아래위가 각오를 다잡고 돈을 내미는 관내 유흥업소 업주들의 손을 뿌리치면서 그들을 법대로 처리하고, 사회 뒤편에서 막강한 힘을 행사하며 억울한 이를 괴롭히는 조직폭력배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자기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는 약자의 권리를 보호해주고, 거짓과 헛소문으로 남의 명예를 짓밟는 불법을 바로잡아 국민 신뢰를 하나하나 쌓아나가면 언젠가는 국민이 먼저 경찰의 대우와 직급을 올려주려고 하는 날이 올 것이다.
조 청장은 조 청장이 튀는 말을 일삼는 게 내년 총선 출마를 의식해서 그러는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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