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9일 안방 문학구장에서 KIA와 벌인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3대2 역전승으로 끝냈다. 전날 1대5로 졌던 SK는 5전3선승제의 시리즈를 1승1패로 만들었다. 3~4차전은 11~12일 오후 6시부터 KIA의 홈인 광주구장에서 열린다.
◆두 번째 만루 기회 살려
SK 주장 이호준은 2―2로 맞서던 연장 11회 말 2사 만루에서 타석에 섰다. 9회 말 2사 만루 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던 그였지만 다시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KIA 네 번째 투수 한기주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볼 카운트는 0―3. 이호준으로선 볼 하나만 고르면 '끝내기 밀어내기'였다. 한기주의 네 번째 공은 바깥쪽으로 높게 들어왔는데 주심의 손이 올라갔다. 다섯 번째 공은 안쪽을 파고드는 스트라이크였다.
이호준은 풀 카운트에서 중견수 앞쪽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쳐 3시간52분간의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힌 그는 "(9회에) 일찍 경기를 끝냈어야 하는데 죄송하다"고 농담을 했다. 끝내기 안타의 순간에 대해선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이 들어왔는데 방망이를 멈출 수가 없었다"며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만수의 '즐기는 야구'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경기 전 팀 미팅 때 정근우에게 노래를 시켰다. 이 감독대행은 정근우가 몸을 풀면서 가수 조용필의 히트곡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이젠 이겼으면 좋겠네'라고 바꿔 흥얼거리는 모습을 눈여겨봤다. 정근우는 쑥스러워하면서도 이 소절을 몇번 되풀이해 불렀다. 이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경기하라"고 당부했고, 취재진에도 "우리 팀 분위기 메이커인 (정)근우의 노래를 들었으니 오늘 이기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1번 타자로 나선 정근우는 5타수 4안타를 쳤다. 팀 전체 안타(9개)의 절반쯤을 혼자 해결했다. 정근우는 "노래를 잘 불러서 그 바람대로 이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대행은 두 경기 연속 대타작전을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전날 1차전에선 0―5로 뒤지던 9회 말 대타로 세운 최동수가 솔로홈런을 터뜨렸고, 이날은 1―2로 뒤지던 7회 말 대타로 내보낸 안치용이 동점 솔로홈런을 쳤다.
◆구원진 약한 KIA의 고민
KIA 선발투수 로페즈는 6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다. 전반기에 10승을 거뒀던 로페즈는 후반기에 1승만 추가하며 부진했으나 이날 제 몫을 했다. 구원투수 양현종과 손영민은 아웃카운트 하나씩만 잡고 내려왔다.
조범현 KIA 감독은 7회 2사부터 한기주를 마운드에 올려 4이닝을 맡겼다. 한기주(2피안타·5볼넷)는 9회 말 2사 만루 위기를 넘기며 잘 버티는 듯했으나 결국 11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아 패전의 책임을 졌다. 조 감독은 "불펜에 심동섭과 유동훈이 준비하고 있었는데, (2년차인) 심동섭이 나왔다가 잘못되면 부담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SK는 KIA보다 강한 불펜의 힘을 살렸다. 선발 송은범(6이닝 2실점)에 이어 등판한 박희수·정대현·정우람이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