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업계의 '거인'들이 일제히 '패권 다툼'에 뛰어들었다. 스티브 잡스가 사라진 IT 업계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다. 마이크로소프트(MS)·IBM·구글·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들은 활발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면서 애플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IT 업계에서는 애플의 영향력이 다소 약해지고 구글·MS 등이 세력을 키워 다극화 체제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구글이다. 현재 IT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전쟁터인 스마트폰·태블릿PC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츠 산업을 모두 꿰뚫으며 세상을 지배했다.
구글은 시장 판도를 바꾸기 위해 삼성전자·모토로라·HTC 등 광범위한 '우군'을 끌어들였다. 애플의 아이폰 운영체제 'iOS'에 맞서 독자 개발한 '안드로이드'를 전 세계 휴대전화 업체에 무료로 제공하는 전략으로 시장을 뒤집었다. 미 시장조사기관인 캐널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의 점유율은 48%를 기록했다. 애플 아이폰의 점유율(20%)의 2배가 넘는다.
구글은 애플의 전략을 철저히 벤치마킹하고 있다. 애플이 자랑하는 콘텐츠 장터인 '앱스토어', 온라인 음악매장 '아이튠즈'와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고 경쟁하고 있다.
애플에 밀려 고전하던 MS도 구글의 합종연횡식 '성공 방정식'을 따랐다. 안드로이드 진영에 속한 휴대전화 제조사들을 MS 진영으로도 끌어들인 것이다. MS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막강한 특허를 무기로 삼성전자·HTC에 공세를 취한 끝에 차세대 스마트폰을 공동개발한다는 제휴를 맺었다.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 노키아도 MS 진영에 속해 있다. 한국MS의 김제임스우 사장은 "MS의 윈도폰 운영체제는 PC와 사용환경이 비슷해 사용하기 쉽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라며 "스마트폰의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PC사업을 버리고 IT서비스와 중대형 컴퓨터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IBM은 애플·구글·MS 등과 모두 파트너 관계를 갖고 있다. IBM은 특정 회사와 대결 구도를 형성하기보다는 직접적인 대결은 피하고 실리를 취하는 전략을 쓴다. IBM 관계자는 "우리가 제공하는 전산 시스템이 없으면 주요 기업의 인터넷 서비스가 거의 운영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도 IBM과 비슷한 전략이다. MS와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PC시대를 지배했던 인텔은 최근 애플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애플에 필요한 반도체를 제공해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인맥관리) 사이트 페이스북은 애플의 시장을 야금야금 차지하고 있다. 친구들과 안부를 묻는 기능으로 시작한 페이스북은 점차 사업 영역을 넓혀 온라인 음악·영화 서비스까지 진출했다.
애플 이외 기업들끼리 혈투를 벌이기도 한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계의 강자 오라클은 구글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진행 중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자사의 소프트웨어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