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부' 쑨원(孫文)의 손녀이면서 쑨원평화교육기금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쑨수이팡(孫穗芳·75·사진) 여사가 중국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쑨원을 국부로 받든다면서도 삼민(三民)주의가 공산당을 지지한 것처럼 왜곡하고, 쑨원의 대륙 내 유적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쑨 여사는 지난 2일 발행된 홍콩 명보(明報) 인터뷰에서 "중국 지도자들이 할아버지의 삼민주의를 왜곡하고 우민(愚民)정책만 실시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삼민주의는 민족, 민권, 민생을 일컫는 말로 쑨원이 제창한 중국 근대혁명의 이념이다.

그는 구체적인 예로 2001년 신해혁명 90주년 당시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연설을 들었다. 장 전 주석은 쑨원이 1924년 1차 국공합작 당시 '롄어롄궁(聯俄聯共·소련과 손잡고, 공산당과 손잡는다는 뜻)'을 제창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롄어룽궁(聯俄容共)'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당시 탄생 초기였던 공산당을 배척하지 않고 받아들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쑨 여사는 2002년 인편을 통해 장 전 주석에게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말"이라는 뜻을 전달하자, 쑨 여사의 쑨원 기념사업에 10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제안을 해왔다고 공개했다.

쑨 여사는 1936년 쑨원의 외아들인 쑨커(孫科) 전 국민당 입법원장과 그의 비서로 동거 생활을 한 옌아이쥐안(嚴藹娟) 사이에 태어난 쑨커의 셋째 딸이다. 부모가 헤어진 뒤 홍콩과 상하이 등지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55년 상하이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고교를 졸업했지만, 아버지가 국민당 정부 고관을 지냈다'는 이유로 대학 진학을 거부당했다. 할머니 쑹칭링(宋慶齡) 여사의 도움으로 간신히 퉁지(同濟)대에 입학했다. 1959년 홍콩 갑부의 아들과 결혼한 뒤 하와이로 이민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