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1960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다. 3남매의 맏이인 박 후보는 "부모님이 모두 학교 선생님이었는데, 세 살 때쯤 어머니가 서울로 직장을 옮기면서 따라 올라왔다"고 했다. 그는 "학창 시절 놀기도 많이 했고 공부도 잘 못했지만 결국 역전 드라마를 쓰고 있는 게 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선생님께 채점 잘못 따지던 초등학생

박 후보는 서울 운화초등학교(현 예일초등학교)를 다녔다. 4학년 때 담임이었던 고 최상순 화백은 2004년 당시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 박영선 의원을 소개하는 글을 썼다. 최 화백은 "어느 날 채점한 시험지를 나눠 줬더니 영선이가 채점이 틀렸다고 정정을 요구했다. 아무리 봐도 잘못된 게 보이지 않는데도 참고 서적을 가지고 와서 여기엔 이렇고 저 책엔 이러니 정답으로 해야 된다며 울며 항의했다"고 했다.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9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반값 등록금 실현 및 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국민 촛불대회’에 참석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여중생(덕성여중) 시절 박 후보는 친구를 따라 가수 이장희가 하던 라디오 프로그램 '밤을 잊은 그대에게' 애청자 엽서 시상식에 갔다. 방송국과 첫 인연이었다. 박 후보는 "거기서 이장희씨를 봤는데 정말 멋있었다. 그때부터 기타 치고 노래 부르러 다니며 옆길로 샜다"고 했다. 수도여고 시절에는 방송반을 했다. 박 후보는 "선생님이 방송반 하면 좋은 대학 못 간다고 했는데, 실제 원하는 대학엔 못 갔다"고 했다. 경희대 지리학과에 입학한 박 후보는 1979년 8월 당시 TBC가 주최한 전국대학생 가요경연대회에 출전했다. 남녀 각각 2명으로 구성된 '퐁퐁4중창단'을 만들어 본선까지 올랐지만 상을 받지는 못했다. 다른 여성 멤버는 KBS 윤영미 아나운서였다. 박 후보는 "당시 무명 가수이던 강인원씨가 '이 한밤을'이란 곡을 만들어 줘 출전했다"고 했다.

"아버지가 대학 학비 안 대줘… 이 악물고 공부해"

박 후보는 대학 시절이 "내가 겪은 가장 큰 좌절의 시기였다"고 했다. 집(연희동)에서 가까운 연세대에 들어가길 원했던 박 후보의 아버지는 대학 입학금만 내주고 등록금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박 후보는 "당시 집에서 학교까지 134번 시내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아버지는 '좋다는 학교 다 지나 그 구석 가서 뭐하냐'고 했다"고 회상했다. 기자가 꿈이었던 그는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고 한다. 1981년 KBS에 입사, 춘천 근무 발령을 받았다. 아버지가 '다 큰 딸이 집 나가 살면 안 된다'고 해 새벽 4시에 일어나 춘천까지 출퇴근하다 결국 사표를 내고 MBC로 옮겼다. MBC 선배인 삼성 미래전략실 이인용 부사장은 "박영선은 타고난 방송인이었지만 누구 못지않은 '노력파'였다"고 했다. 경제부 기자 시절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청운동 집 앞에 새벽마다 찾아가 인터뷰를 결국 성공시키기도 했다.

'마음의 빚 갚으려' 정치 입문

박 후보는 이후 LA 특파원, 경제부장,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 등을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다 17대 총선에서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나는 완고한 아버지 때문에 민주화운동을 못 했는데 열린우리당에는 과거 민주화운동을 했던 사람이 많아 '빚 갚으러 가자'는 마음으로 정치를 시작했다"고 했다. 박 후보는 2004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 원내 대변인, 의장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그는 2007년 대선 당시 대선기획단 지원실장을 맡아 BBK 관련 의혹 제기에 앞장섰다. 이 때문에 가족이 지금까지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됐다고 박 후보는 주장한다. "남편(이원조 국제변호사)이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다녔는데, 검찰이 'BBK 기획입국설'에 관여했다고 남편을 하도 힘들게 하니까, 남편이 스스로 외국에 나가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대학시절 전국 대학생 가요경연대회에 참가한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 사진 맨 앞).

박 후보는 LA 특파원 시절(1996~ 1997년) 미국 교포인 이씨를 만나 재혼했다. 첫 남편은 외교관 출신이었는데 1년도 안 돼 헤어졌다.

박 후보는 18대 국회 들어서 김태호 총리,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낙마 등을 주도하면서 '여전사' 내지는 '저격수'란 별명을 얻었다. 박 후보는 "서울 시정(市政)의 잘못을 시장이 바로잡으려면 강단 있고 야무지면서 동시에 고단한 서울 시민의 삶을 어루만져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서민을 위한 따뜻한 정책은 민주당 정책위의장으로 내가 해왔던 일"이라고 했다.

일본에 고가 아파트 보유?

남편 이씨와 아들은 2008년 일본으로 건너가 지금껏 살고 있다. 박 후보는 "서울에서 제일 가까운 데를 찾다가 그리로 갔다"고 했다. 이씨는 떠나면서 "당신이 정치를 언제까지 할지 기약이 있는 게 아닌데, 나도 먹고살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고 한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11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했다. 이 때문에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등을 외쳐온 민주당 후보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후보는 "일본은 은행 이자는 싸고 집 월세는 너무 비싸다"며 "대출금으로 집을 산 뒤 원리금을 갚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박 후보 부부의 재산은 이 아파트와 서울 연희동 단독주택 등을 포함, 27억7543만원(국회 신고 기준)이다.

아들 3200만원짜리 외국인학교 취학 논란

박 후보는 이씨와 사이에 아들(13) 하나를 두고 있다. 아들 출생 때 이씨가 미국 시민권자였기 때문에 아들도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씨는 최근 미국 국적을 포기했지만 아들은 아직 국적 포기 여부를 결정해야 할 18세에 이르지 않아 이중국적 상태라고 박 후보 측은 밝혔다.

아들이 한국에 있을 때 1년에 3200만원이 들어가는 외국인학교를 다녔다는 논란에 대해 박 후보는 "등록금이 좀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대체로 맞는다"며 "국민 정서가 그런 지적을 한다는 것에 대해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는 "아이가 미국으로 이민 간 사람(남편)의 가정에서 태어났고 그렇게 자랐기 때문에…"라고 했다. 박 후보는 아들을 지난 8월 휴가 때 보고 못 봤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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