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23일 오후 해병대 연평부대 포7중대의 사격훈련을 한창 지휘하고 있던 김정수(30) 대위는 우리 군의 포성과는 다른 익숙지 않은 포 소리를 들었다. 상황실에서 연병장으로 뛰어나가 보니 포탄 수십발이 떨어지고 있었다. 어린 병사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해병대 김정수 대위는 지난해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때 의연하게 대처하며 반격을 지휘, 위국헌신상 책임 부문 수상자로 뽑혔다.

김 대위는 90여명의 중대원을 즉시 대피시키고 대응 사격을 준비했다. 피격 13분 만에 우리측 K-9 자주포 포신이 불을 뿜었다. 당시 적의 포를 정확히 조준 사격한 부대는 김 대위의 7중대뿐이었다. 그는 "당시엔 도발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나중에 중대원이 모두 무사한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제정신이 돌아왔다"고 했다.

"연평도를 떠나 피난 가던 아주머니가 '연평도를 지켜줘서 고맙다'고 말할 때 눈물이 흘렀습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우리가 포탄 속에서도 자리를 지킨 이유가 바로 이거구나, 우리 군을 믿어주는 국민이구나 하는 생각에…."

2004년 해병대 사관후보생 99기로 임관한 그는 "최전방 절대사수의 핵심 보직에서 근무한 것이 일생의 자랑"이라고 했다. 2008년 합참 주관 작전 대비 태세 점검 유공으로 합참의장 표창, 2009년에는 2함대사령관 표창을 받았다. 훈련·작전 시에는 누구보다 엄격하지만 한편으로는 친형 같은 리더십으로 중대를 이끌었다. 2008년부터 지난 1월까지 그가 지휘한 연평부대 포7중대엔 "국가대표 K-9중대"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부모님이 수상 소식을 듣고 기뻐하셨겠지만 워낙 무뚝뚝한 분들이라 '잘했다' 한마디뿐이셨다"고 했다.

[[InfoGraphics] 북한군 연평도에 해안포 공격]

[키워드]

[제2회 위국헌신상 수상자들]

[연평도 피격 당시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