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28일 10·26 재보궐 선거 첫 방문지로 서울이 아닌 부산 동구를 택했다. 그만큼 부산 사정이 급박하다는 것이다. 홍 대표 측 관계자는 "동남권 신공항과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부산의 민심 이반이 심하다"며 "부산이 무너지면 내년 총선·대선도 위험하다"고 했다.

홍 대표는 이날 부산 동구 수정시장을 찾아갔다가 호된 민심에 부딪혔다. 참깨를 파는 최모(여·64)씨는 465억원이 투입돼 2009년 완공된 동구청을 가리키며 "비 맞고 바람 부는 재래시장에는 천장 공사 하나 못 해주면서 저 호화 구청사는 도대체 뭐냐"고 했다. 다른 상인들도 "대형마트 좀 멀리 떨어뜨려 달라" "(홍 대표의 넥타이를 가리키며) 어이 빨간 넥타이~ 우리 좀 살려줘"라고 했다. 홍 대표는 "그게 참 문제네요" 하며 민심 달래기에 바빴다.

한나라당 동구청장 후보로 공천받은 정영석 전 부산시 기획관리실장은 "선거가 쉽지 않다. 주민들이 너무 무관심하게 대해 놀랐다"고 했다. 홍 대표는 정 후보와 인사만 나눈 뒤 따로 다녔다. "몰려다니면 주민들이 싫어한다"는 이유에서다.

한나라당은 작년 지방선거 동구청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10%포인트 차이로 졌다.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이번에는 당시보다 민심이 더 안 좋다"고 했다.

홍 대표는 이날 "내년 총선·대선 공약으로 동남권 신공항을 재추진하겠다" "재래시장 활성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홍 대표 일행을 만난 횟집 종업원은 "와 자꾸 악수하고 난리고. 이제 한나라당이라고 무조건 안 찍어줘"라고 했다.

한나라당이 고전하는 데 비해 야 4당은 후보 단일화로 기세를 올리고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해성한국조폐공사 사장이 일찌감치 단일 후보로 낙점됐다. 부산 동구는 노 전 대통령이 처음 배지를 단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