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광성보(廣城堡)로 바닷바람이 불어제쳤다. 함석만(40)씨는 제멋대로 흩날리는 머리칼을 기분 좋게 느끼고 있었다. "박애원에 온 지 5개월 되었는데, 강릉에서 보던 바다를 여기서 보다니, 정말 새롭습니다."
지난 24일 박애원과 새고양로터리 클럽 일행 338명은 '추억 따라 떠나는 아름다운 동행―박애원 가족 가을 나들이'를 함께 다녀왔다. 박애원은 사회복지법인 박애재단이 운영하는 정신요양 시설로, 243명의 정신장애인(아래 생활인)이 재활의 희망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다.
총 8대의 관광버스가 움직인 이번 대규모 나들이 행사는 강화역사박물관, 고인돌 공원, 광성보를 돌아보는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시종일관 훈훈한 분위기 속에 사고 없이 진행됐다. 박애원에서 4년째 요양 중인 정훈희(41)씨는 "지금껏 나들이는 호수공원이나 영화관에 20~40명씩 가는 것이었는데, 이렇게 생활인 모두가 함께 소풍을 나와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또 신연실(33)씨는 "로터리 클럽 회원 분들이 휠체어를 밀어주고, 허리가 아픈 생활인들은 부축해서 산길을 넘는 등 여러모로 고생이 많으셨다"고 감사해 했다.
박성은 박애재단 이사장은 "오늘 아침까지도 '멀미날까 두렵다', '못 가겠다'고 투덜대던 생활인들이 정작 나들이하고 나서는 저렇게 다들 좋아하신다"며 "정신적인 질환을 앓고 있어 아예 마음을 닫고 밖에 나오지 않으려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기회를 통해 저분들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고 그러다보면 예후가 더 좋아진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었던 것은 새고양로터리 클럽의 후원과 노력이 컸다. 새고양로터리 클럽은 1년 전 박애원과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박애원 생활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이 소풍임을 알게 되었다. 이후 클럽 재정에서 소풍 예산을 따로 배정하는 등 꾸준히 비용을 모았고, 매달 박애원에 방문하여 자원봉사를 하고 바자회에 참석하는 등 생활인들과 교류도 지속적으로 맺어 왔다.
박승관(52) 회장은 "우리 회원들이 1년 전부터 준비했던 소풍 행사가 오늘 드디어 꽃을 피웠다"며 "밖을 궁금해하는 생활인들께 (우리가) 동행해서 구경시켜줬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봉사라는 것이 이렇게 마음 편하고 위안이 생기는구나 싶어 감사할 뿐 아니라, 바쁘게 살아온 나 자신에게도 조금은 낯이 섰다"고 말했다.
'새고양로터리 클럽'은 한국 로터리(Rotary Korea)의 수도권 서북부 지역인 3690지구 소속으로, 1905년 미국에서 창설된 국제 로터리 클럽의 '사회봉사와 세계 평화' 정신을 실천해 가는 친목봉사단체다. 현재 각 분야의 전문 직업인들 54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매년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위한 '김장 담그기' 행사를 해 오고 있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도 지원하고 있다. 또 필리핀에서 초등학교 교실 건립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