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3 상위권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마음이 바빠졌다. 다음달 5일 현대청운고가 원서접수를 시작하면서 전기 고교입시가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다. 각종 교육관련 포털에는 외고와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 일반 인문계 고교 중 어느 곳을 선택해야 대학 입시에 유리한지를 묻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2년 전 똑같은 고민을 겪었던 고교생들과 입학담당 선생님들의 입을 통해 각 학교의 장단점을 비교해봤다.
외고 - 외국어에 대한 관심이 우선
손지윤(대원외고 2년)양의 고교 선택 기준은 '꿈'이었다. 판단 기준이 서자 선택은 쉬웠다. "앞으로 방송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요. 외국어 능력이 필수라고 생각했죠." 내신에 대한 고민은 뒤로 미루고 선택한 외국어고등학교. 하지만 막상 첫 성적표를 받아들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충격이었죠. 중학교 때 전교 석차가 학급 석차로 나오니 당황스러울 수 밖에요."
내신 관리가 힘들 것은 물론 예상했었다. 하지만 닥쳐보니 그 충격은 생각보다 컸다. 1~2점 차이로 석차가 급격하게 변하는 것도 적응이 어려웠다. 하지만 손양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내신관리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다양한 전형 요소들을 이용하면 대입에서 딱히 특목고생들이 불리할 것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수시의 선택폭이 넓어졌고, 수능 성적에 대한 이점도 있어요. 또 학교 선생님들은 '입시 프로'예요. 선생님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됩니다."
김기용 교무·입학관리부장은 영어와 전공언어에 대한 비교 우위, 입학사정관제(이하 '입사관제')에 필요한 다양한 체험활동 등 외고의 입시 경쟁력은 여전히 강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지 대입만 생각하고 외고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에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학습량이 많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기초 학력이 중요합니다. 또한 학교 특성상 외국어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있어야합니다. 외국어가 적성에 맞지 않는데 성적과 대입만 생각하고 진학할 경우엔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될 수 있습니다."
자사고 - 입사관제 대비한 다양한 지원
박상현(서울 중동고 2년·문과)군은 지리를 전공하고 대학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중학교 성적이 최상위권이었던 박군은 고교 입시를 앞두고 특목고와 자사고, 인문계 고교 진학을 놓고 고민에 빠졌었다.
"특목고와 자사고를 놓고 고민이 심각했었는데, 특목고는 적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의사가 꿈인 김환우(서울 중동고 2년·이과)군은 처음에는 문과와 이과를 두고 고민했다고 한다. 외고에도 관심을 가졌지만 내신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결국 자사고를 선택한 김군은 입사관제를 준비하고 있는 자신에게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각종 프로그램들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동문 선후배 멘토링을 통해 국립재활원에 재직 중인 선배를 만나 의사에 대한 꿈을 키웠고요, '영어 나눔부'라는 동아리를 직접 만들어서 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학생 자체 동아리에 대한 지원이 일반 고교에 비해 좋은 편이에요."
이 학교 안광복 교사는 최상위권 학생이라면 자사고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특목고에는 중학교 내신 4~5%대의 학생들이 몰리는 반면, 자사고는 선발 기준이 50% 이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내신관리가 수월합니다." 학교 재량으로 다양한 비교과 활동에 대한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도 큰 장점. 안 교사는 "자신의 진로를 일찍 정하고 입시 전략을 세울 수 있는 학생이라면 자사고 입학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일반고 - "중학교 때 진로 선택, 쉬운가요?"
이어진(서울 진선여고 2년·이과)양은 중학교 3학년 때까지 계열 선택을 못했다고 한다. 수석으로 중학교를 졸업할 만큼 성적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고교 선택은 쉽지 않았다. 이양은 진로 탐색기간이 더 필요했다고 말했다. "특목고나 자사고에 진학하려면 아무래도 선행학습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요. 내신에 대한 부담도 무시할 수 없었어요."
오혜원(서울 진선여고 2년·문과)양은 중학교 때 이미 계열을 결정했다. 성적이 상위 10%에 속했던 오양도 입시를 앞두고 학교 선택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성격이 예민한 편인 오양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견딜 자신이 없었다. 상위권 학생들과 경쟁하면 자극을 받는 면도 있겠지만, 부담감이 더 클 것 같았다. 오양은 고교 1학년 때 천천히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양은 자신들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고교 선택보다는 선택 후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고등학교에 들어오면 중학교 때보다 심한 압박감과 학습량을 감당해야 해요. 주위에서 거는 기대도 크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적성·성향·진로 고려해 학교 선택해야
고교 선택에 대한 고민은 대부분 각 학교의 특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데서 비롯된다. 성적과 대입만을 기준으로 학교를 선택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일선 학교의 교사들과 입시 전문가들은 이런 주먹구구식 선택은 학생의 장래를 망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진학사 입시분석실 유정호 선임연구원은 "대학입시에 어느 고등학교가 유리하다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학생의 상황과 고교의 특성을 파악하고, 어떤 방향으로 대입을 준비하느냐에 따라 고교 선택이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