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22일 열린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은 35분 만에 끝났다. 일본 언론들은 "사적인 인사 교환도 없이 실무적 이야기만 주고받은 의례적인 회담이었다"고 전했다. 통역이 배석한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대화는 20분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내달 미국을 국빈 방문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노다 총리는 기대했던 방미 초청도 받지 못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노다 총리는 '미·일 동맹 심화'를 주창하는 친미파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환대를 받지 못했다는 평가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미·일 동맹은 아시아 정책의 초석(礎石)'이라며 일본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해왔다. 하지만 일본 총리들이 자주 바뀌다 보니 미·일 간 현안 해결에 단 한 치의 진전도 없었으며 미국은 불안정한 일본 정권에 '상시적 욕구불만'을 갖고 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은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후 상대한 일본 총리는 노다 총리가 네번째이다.

미·일 간 현안은 ▲오키나와 후텐마(普天間) 미군기지 이전 ▲TPP(환태평양파트너십협정, 자유무역협정) 체결 ▲미국 쇠고기 수입규제 완화 등 3가지이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국방비 절감과 실업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는 일본의 도움이 필요한 현안들이다. 그런데도 오바마 대통령이 노다 총리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당내 지지기반이 허약한 노다 총리가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미·일 간 현안을 밀어붙일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을 미국이 갖고 있다는 것이다.

노다 총리는 내년 9월에 민주당 대표경선까지 치러야 한다. 미국과 일본은 2006년 후텐마 기지를 이전하기로 합의했지만 주민들이 오키나와 이외 지역 이전을 요구하면서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후텐마 기지이전은 미군 해외병력 재배치 등 군사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미국의 수출확대에 도움이 될 자유무역협정(TPP)의 경우 민주당 정부의 각료 중에도 반대 의견이 있어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은 일본에 대해 20개월 미만으로 제한한 쇠고기 수입규제도 풀라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농민들의 반대를 의식해서 묵묵부답이다. 2000년에 비해 현재 일본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3분의 1 수준이다.

노다 총리는 중국러시아와의 영토분쟁을 의식, 미·일 동맹의 강화를 외치고 있지만 당내 입지 불안으로 오바마 대통령에게 줄 선물보따리는 하나도 없는 셈이다. 쇠퇴하는 미국은 도움을 줄 동맹국 일본을 원하지만, 일본 민주당 정부는 국내 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당내 문제 해결도 버거운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