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의 자존심을 지키겠다."(SK 주장 이호준)
"먼저 가신 최동원 선배께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롯데 주장 홍성흔)
국내 프로야구에서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는 SK와 롯데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두 팀은 20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3연전을 치른다. 올해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이다. 19일 현재 2위 SK(64승2무53패·승률 0.547)는 3위 롯데(65승5무54패·0.546)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0.001 앞서 있다.
2위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하지만 3위는 4위 팀과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치러야 한다.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이다. 벼랑 끝 대결을 앞두고 양팀의 35살 동갑내기 주장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부상 병동 SK의 보루, 이호준
"남은 시즌 우리 팀 4번 타자는 이호준입니다."
지난달 21일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취재진 앞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감독대행 부임 3일 만이었다. 베테랑이자 주장인 이호준(35)을 중심타선에 고정해서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복안이었다.
이호준은 새 사령탑의 기대에 충실히 부응했다. 김성근 감독 경질 이후 선수들이 동요하자 앞장서서 선수단 결속에 나섰고, 왼쪽 허벅지 근육통을 겪는 상황에서도 훈련에 매진했다. '분위기 메이커'를 자청하며 후배들을 다독였다.
이호준은 그라운드에서도 자존심을 살렸다. 최근 5경기에서 10타수 5안타(타율 0.500) 10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상승세를 이끌었다. 18일 문학 한화전에선 3―0으로 앞선 2회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SK는 9월 들어 9승2무4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재 SK 타선은 부상 병동이다. 정근우가 돌아왔지만 김강민·최정·박진만·박재상 등 주요 타자들이 이런저런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팀타율 1위(0.285)' 롯데와 맞서려면 이호준 등 베테랑의 활약이 절실하다. 이호준은 "우리는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팀"이라며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했다.
◆롯데의 '파이팅 맨', 홍성흔
롯데 홍성흔(35)은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의 주장 완장을 찼다. 두산에서 이적해온 지 불과 세 시즌 만에 중책을 맡은 것이다. 그만큼 선수들의 신임이 깊다. '오버 맨'이라는 별명답게 더그아웃 분위기도 유쾌하게 주도한다.
올 시즌 롯데의 성적은 공교롭게도 홍성흔의 방망이 성적과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롯데가 하위권에 처졌던 6월 말까지 그의 타율은 3할에 못 미쳤다. 그러나 7월(타율 0.339)과 8월(0.376)에 맹타를 휘두르며 타율을 0.305까지 끌어올렸다. 롯데도 어느새 2위 싸움을 하고 있다.
홍성흔의 타순은 5번이다. 그가 얼마나 활약하느냐에 따라 '손아섭·이대호·홍성흔·강민호'로 이어지는 롯데 중심 타선의 파괴력이 달라진다.
최근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18일 두산전에선 5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최근 5경기에서 3할대(0.333)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홍성흔은 "(2위를 하려면) 이번 사직 3연전이 정말 중요하다"며 단호한 결의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