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고·최대의 영화 축제인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음 달 6~14일 부산 5개 극장에서 열린다. 전 세계 최초 개봉작 135편을 포함, 70개국 307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이번 영화제에 드러난 세계 영화계의 흐름과 반드시 챙겨봐야 할 영화들을 프로그래머들의 조언을 받아 정리해봤다. 괄호 안은 감독 이름.
개·폐막식 티켓은 26일 오후 5시부터, 일반 상영작 예매는 28일 오전 9시부터 각각 인터넷 예매를 시작한다. 자세한 사항은 영화제 홈페이지(biff.or.kr) 참조.
①개막작·폐막작
개막작은 소지섭·한효주 주연의 멜로드라마 '오직 그대만'(송일곤)이다. 상처를 안고 있는 전직 복서와 시력을 잃어가는 여자의 사랑이라는 상투적인 내용이지만, 대사와 액션을 남발하지 않는 절제된 연출 덕에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비장미가 폭발한다. 폐막작은 일본 작가 '이노우에 야스시'의 자전 소설을 영화로 만든 '내 어머니의 연대기'(하라다 마사토)가 선정됐다. 성공한 작가가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며 뒤늦게 어린 시절 기억과 어머니의 사랑을 느낀다는 내용이다.
②동남아시아 영화의 부상
영화제의 대표적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에는 동남아시아 수작(秀作)들이 대거 올랐다. 인도네시아 영화 '거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카밀라 인디니)는 바다에서 실종된 아버지를 그리는 섬 소녀의 아픔과 희망을 담아낸 섬세한 성장영화다. 필리핀 영화 '니뇨'(로이 아크레나스)는 음악영화이면서도 인간의 탐욕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미얀마 영화 '버마로의 귀환'(미디 지)은 미얀마의 비참한 현실을 영화로 표현했다.
③영화로 만나는 아랍 혁명
지난해부터 불어온 아랍 민주화 혁명의 열기는 부산영화제 상영작들 속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집트 영화 '18일'(셰리프 아라파 외)은 무바라크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이집트 혁명을 다룬 단편 10개로 이뤄진 옴니버스 영화다. 튀니지 다큐멘터리 '두려움을 떨치고'(무라드 벤 셰이크)는 재스민 혁명의 시초가 된 튀니지 혁명을 실시간으로 기록했다.
유럽에선 반대로 북아프리카 이민자 문제를 다룬 영화가 다수 출품됐다. 이탈리아 영화 '테라페르마'(에마누엘레 크리알레세)는 뗏목을 타고 유럽으로 건너온 리비아 난민들, 그들을 도와주는 어부 가족들 얘기다. 10일 폐막한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았다. 핀란드 영화 '르 아브르'(아키 카우리스마키)와 이탈리아 영화 '그곳'(귀도 롬바르디)도 비슷한 소재를 다뤘다.
④한국의 3D 작품들
이번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 가운데는 3D 영화가 3편 포함돼 있다. 모두 한국 영화다. 7000만원으로 제작한 장편 3D영화 '물고기'(박홍민)와 추상록 감독의 3D영화 '감'은 저예산 3D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시각적 자극보다는 탄탄한 스토리에 기댄 패기가 장점이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 역시 3D로 변환돼 새로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