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항공교통센터(ATC)에 장애가 발생하자 국내 공항을 이륙할 예정이던 항공기 수십 대의 출발이 줄줄이 지연되는 등 큰 혼란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10시 40분에 승객 131명을 태우고 인천공항을 출발해 미국 워싱턴DC로 갈 예정이던 대한항공 여객기는 예정시각보다 31분이 늦은 11시 11분에 출발했다. 10시 50분에 승객 135명을 태우고 중국 푸둥으로 떠나려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도 32분이 늦은 11시 22분에야 이륙할 수 있었다. 양 항공사는 "관제시스템 장애로 출발이 늦어지고 있다"는 안내 방송을 내보냈지만 승객들은 기내 또는 출국장에서 30분 안팎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장애가 발생한 비행정보 서버는 국내 공항에서 이륙하거나 일본·중국 등 인접 국가에서 이륙해 우리 영공을 통과하는 모든 항공기에 관한 정보를 담은 컴퓨터 서버다. 관제센터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관제를 하는데 이날 장애로 관제사들은 이륙할 항공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쿄로 보내야 할 비행기를 엉뚱하게 베이징으로, 미국으로 가야 할 비행기를 유럽으로 보내는 경우가 생길 수 있었다"며 "더구나 항공기들의 고도를 잘못 판단해 다른 항공기와 공중충돌을 일으킬 우려도 없지 않은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항공교통센터는 장애 발생 후 이륙 간격을 10분으로 늘려 잡고, 관제사들이 일일이 활주로에 있는 조종사와 교신을 하면서 정확한 비행정보를 확인한 다음에야 이륙을 허가했다.
다행히 사고가 하루 중 비행 편수가 가장 적은 오전 시간대에 발생해 항공대란은 피할 수 있었지만, 항공업계에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가 일어났다"고 말하고 있다.
이 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해 복구가 늦어질 경우 항공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항공교통센터가 단 한 곳밖에 없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교통센터가 두 군데 이상이라면 한곳에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은 대부분 복수의 항공교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도 제2항공교통센터를 비수도권 지역에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