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먼 곳에

MBC TV
밤 12시 40분

'라디오 스타' '즐거운 인생'에 이은 이준익 감독의 음악 3부작 마지막 편으로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주인공은 어느 시골의 젊은 아낙네 순이(수애). 시어머니는 "아들을 낳으라"고 하지만 정작 군대에 간 남편 상길(엄태웅)은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정확한 날짜에 면회를 가지만 상길은 순이에게 "니 내 사랑하나"라는 한마디만 던진다. 그러던 중 상길이 군에서 사고를 치고 베트남에 파병되고 순이의 '남편 찾아 삼만리'가 시작된다.

남편을 따라 베트남으로 갈 방법을 찾던 순이는 전쟁 위문공연단 모집 광고를 발견한다. 닳고 닳은 이태원 삼류 밴드 리더 정만(정진영)은 순이의 돈을 보고 그녀를 보컬로 영입한다. 남편이 있는 베트남 호이안 지역에 가는 게 순이의 목표지만, 밴드는 우여곡절 끝에 참전 군인들 사이에서 인기 밴드가 된다.

개봉 당시 흥행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았지만 수애가 부른 노래 '님은 먼 곳에'는 화제가 됐었다. 영화에는 '월남에서 돌아온 김 상사' '오 대니 보이' '수지 큐' 등 1970년대 베트남 전장에서 울려 퍼졌을 법한 노래들이 여러 곡 삽입됐다. 이준익 감독은 영화 내내 음악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며 감정선을 이끌어간다.

'왕의 남자' '황산벌' 등 남자 주인공들을 주로 기용했던 이 감독이 처음으로 여자 주인공이 끌어가는 영화를 만들었지만, 여성의 시각에서 만들었다고 보기엔 애매한 부분이 많다. 베트남에서 공연하는 수애가 망사스타킹에 핫팬츠도 불사하며 열광하는 병사들을 향해 속옷을 집어던지는 장면 등은 분명히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하지만 주인공의 몸을 훑는 듯한 카메라의 시선까지 여성 시청자들이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온갖 인간 군상들이 얽히고설키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이 감독의 연출력은 깔끔하다. 15세 이상 관람가. 명절날 온 가족이 모여 보기 좋은 액션영화. 120억원이라는 제작비에 유명 배우가 총출동했다.

전우치

SBS TV
밤 12시 45분

500년 전 조선시대, 말썽꾸러기 도사 전우치(강동원)가 천방지축 날뛰자 도인 화담(김윤석)과 신선들은 전우치와 그의 개 초랭이(유해진)를 그림 족자 속에 가둬버린다. 전우치의 스승 천관대사(백윤식)가 갑자기 살해되고 요괴들을 퇴치하는 피리 만파식적은 둘로 쪼개진다. 현대 서울에 숨어 사는 신선들은 요괴들이 다시 나타나자 박물관에서 전우치가 갇힌 족자를 찾아내 그를 풀어준다. 그러나 전우치는 요괴사냥은 뒷전인 채 달라진 세상 구경에 바쁘고, 한 술 더 떠 과거 첫눈에 반한 여인과 똑같은 얼굴을 한 서인경(임수정)을 만나 사랑놀음까지 시작한다.

괜찮은 설정인데 의외로 흥행에선 재미를 보지 못했다. 과도하게 남용된 컴퓨터그래픽(CG)이 다른 장점을 해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를 만든 최동훈 감독이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