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의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와 마리오 드라기 차기 ECB 총재 내정자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해결이 더는 지연돼선 안 된다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확충을 촉구했다.

트리셰 총재와 드라기 총재는 5일(현지시각) 일부 유로존 국가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를 미루고 있다며 한시라도 지체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드라기 총재의 이런 발언은 슬로바키아 의회를 염두에 두고 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주말 슬로바키아 집권 여당이 EFSF 확대 개혁안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나서면서 EFSF 조성이 난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트리셰 총재도 이날 "각국 정부와 정상이 결정한 사안이 하루빨리 시행되어야만 한다"며 EFSF의 확충이 다급하다고 촉구했다.

지난 7월 유로존 정상들과 재무장관들은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지원과 EFSF 조성에 합의했고 이르면 오는 10월까지 각국의 승인을 받아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리스에 대한 지원과 EFSF 확충이 순조롭게 흘러가지 못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독일에선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지원을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헌법재판소에서 사안이 검토 중이다.

드라기 총재는 "ECB가 유로존 국채를 매입하며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를 안정시킨 것은 임시적인 조치에 불과하다"며 "각국의 재정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가 강력한 재정 긴축 프로그램을 내놓아야 장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ECB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로존 국채를 사들이면서 자금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줬지만, 이러한 국채 매입프로그램이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한 상태다.

한편, 현재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인 드라기는 오는 11월부터 트리셰 총재의 후임자로 ECB 총재 자리에 오른다.